아무리 비상해도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br />설사 그가 철합을 안고 떨어진다 해도 철합은 부숴지는 물건이 아니 <br />니 먼저 내려가서 그것만 찾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br />완, 조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동시에 발을 <br />뻗어 보수대사의 등을 걷어찼다. 이때 보수는 낭떠러지에서 불과 몇 <br />자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고, 온통 산밑에만 정신을 팔고 있었으므로, <br />누군가 등뒤를 기습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br />보수대사는 흰옷을 입은 남자가 가파른 산을 나는 듯 타고 올라오 <br />는 신법에 경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게 등에 기습적인 <br />일격을 당하자 또 한번 크게 놀랐다. 그는 그 위급한 중에서도 순식 <br />간에 몸을 피하며 철판교(鐵板橋)라는 신법을 펼쳤다. 철판교는 적 <br />의 암기를 피하여 목숨을 구하는 절초(絶招)로서, 보통 암기가 너무 <br />빠르기 때문에 피할 겨를이 없을 때, 발을 떼어 뛰어오르거나 옆으로 <br />비껴서며 그 자리에 선 채로 몸을 꼿꼿이 하여 그대로 뒤로 젖혀 하 <br />늘을 쳐다보는 자세로 몸을 눕혀 암기가 얼굴을 스쳐 지나가게 하는 <br />신법이었다. 무공이 높을수록 등을 지면에 가깝게 눕히며, 몸의 형태 <br />는 직선에 가까왔다. 그래서 이른바 '족여주철, 신정사판, 사기약교' <br />(足如鑄鐵, 身挺似板, 斜起若橋 : 발은 주조한 쇠처럼 땅에 붙이고, <br />몸은 판자처럼 곧게 뻗쳐 다리 모양처럼 기울인다)라 하였다. 보수는 <br />이 철판교를 통산 쓰는 법과 다르게 썼는데, 몸을 뒤로 기울인 것이 <br />아니라 왼쪽으로 기울였고, 낭떠러지 끝에 발을 붙이고 있기는 했지 <br />만 몸은 이미 설봉의 바깥 부분으로 기울어져 자칫하면 수 백장 밑으 <br />로 굴러 떨어질 지경이었다. <br />완사중과 조운기는 보수의 등을 정확하게 밀쳤다고 생각하며 기뻐 <br />했는데, 돌연 눈앞의 목표물이 없어지는 게 아닌가? 완사중은 노련하 <br />게 급히 몸의 자세를 고치며 바닥으로 한 바퀴 굴렀다. 그런데 조운 <br />기는 다리를 거두지 못하고 그대로 내지르는 바람에 설봉 밑으로 곧 <br />장 떨어져 내렸다. <br />사람들은 깜짝 놀라 일제히 비명을 질렀다. <br />보수대사가 허리를 바로 펴며 말했다. <br />" 아미타불! " <br />그의 등에서도 한 줄기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br />전청문은 너무 놀라 기절하였고, 도자안이 그녀의 옆에서 부축하며 <br />서있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조운기의 커다란 몸집이 아래로 한없이 <br />떨어져 내려가는 것을 보고도 속수무책이었다. 조운기가 그 기세로 <br />떨어진다면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살이 찢기고 뼈가 부숴질 것이 분 <br />명하였다. <br />그런데 돌연 산을 올라오고 있던 백의인이 자신의 두 발을 밧줄로 <br />묶어 놓고 왼손으로 봉우리의 벽을 힘껏 밀쳤다. 그러자 밧줄은 마치 <br />그네가 흔들리는 모양으로 그 남자의 몸을 매달고 조운기를 향해 날 <br />았다. 그 시간이 정확히 들어맞아 그가 조운기의 몸 근처에 다달았을 <br />때, 그는 손을 뻗쳐 바로 등덜미를 움켜쥐었다. 그러나 조운기의 건 <br />온라인경마사이트,인터넷경마사이트,사설경마사이트,경마사이트,경마예상,검빛닷컴,서울경마,일요경마,토요경마,부산경마,제주경마,일본경마사이트,코리아레이스,경마예상지,에이스경마예상지 <br />사설인터넷경마,온라인경마,코리아레이스,서울레이스,과천경마장,온라인경정사이트,온라인경륜사이트,인터넷경륜사이트,사설경륜사이트,사설경정사이트,마권판매사이트,인터넷배팅,인터넷경마게임 <br />장한 몸의 무게는 수십 장을 급속하게 떨어져 내려오면서 더욱 가중 <br />되어 백의인의 손에는 조운기의 찢긴 옷자락만 쥐어졌을 뿐 그를 붙 <br />잡지는 못했다. <br />백의인은 그 눈 깜짝할 순간에 다시 손을 뻗쳐 조운기의 오른쪽 발 <br />뒤꿈치를 붙잡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아래로 떨어져 내려가 <br />두 사람의 몸집은 점점 작게 보였다. 백의인의 무공이 실로 놀랄만한 <br />것이라 해도 발을 묶은 밧줄의 힘이 그다지 견고하지 못했기 때문에 <br />그가 조운기를 놓아 버린다면 백의인의 생명은 보존할 수 있을것 같 <br />았다. <br />모두들 정신이 아찔한 순간에 그가 갑자기 조운기를 붙잡고 있던 <br />손을 놓고는 조운기를 밧줄 쪽으로 밀어붙였다. <br />조운기는 벌써부터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지만, 두 손이 밧줄에 닿 <br />자 그것을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움 <br />켜잡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듯이, 이때의 조운기도 바로 그런 지경이 <br />었다. 그의 무공으로 보아 그런 힘이 생긴다는 것이 어림없는 일이었 <br />지만 급박한 상황이 그의 목숨을 구한 것이었다. 드디어 두 사람 모 <br />두 밧줄에 매달렸다. <br />백의인은 허리에 힘을 주어 몸을 벌떡 일으켜 왼손으로 밧줄을 잡 <br />았다. 그는 조운기의 귀에 대고 뭐라고 귓속말을 하고는 등을 툭툭 <br />두드려 주었다. <br />조운기는 그때까지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더니, 그의 말을 <br />듣고는 마치 하늘의 뜻이라도 받은 듯이 두 손을 바삐 움직여 밧줄을 <br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br />사람들은 모두 낭떠러지에 서서 이와 같은 귀신도 놀랄 기이한 광 <br />경을 목격하고는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br />조운기가 꼭대기까지 다다르자 은길과 주운양이 다투어 그를 끌어 <br />올리며 말했다. <br />" 저 백의인은 누구냐? " <br />조운기가 한동안 숨을 헐떡이다 정신을 차린 듯이 말했다. <br />" 저 영웅이 나에게 이 말을 전하라고 명했소. 설산비호 호비가 왔 <br />다고. " <br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갑자기 겁에 질려 누가 먼저 할 것 없이 모 <br />두들 '어이쿠' 소리를 지르며 우왕좌왕하였다. 그들은 모두 자세히 <br />생각해 볼겨를도 없이 벌떼처럼 대문으로 몰려들었다. 도백세, 유원 <br />학, 완사중 세 사람은 일제히 대문 앞을 막아서며 먼저 들어가려고 <br />다투었다. 조운기는 얼른 전창문을 껴안아 부축하며, 그 경황 중에도 <br />도자안과 몇차례 주먹질을 하였다. 한동안 소란 끝에 문밖에는 사람 <br />의 그림자도 없이 깨끗해졌고, 우 관리인과 금아가 마지막으로 묘약 <br />란을 데리고 들어가 다급히 대문을 닫았다. <br />은길은 웅원헌이 문을 닫자 빗장을 가져다 대문에 빗장을 가로질렀 <br />다. 도백세는 겁이 나서 어쩔 줄 모르며 버팀목을 가져다가 대문을 <br />버티어 놓았다. <br />이때에는 전청문도 이미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br />그녀는 말했다. <br />" 설산비호와 우리는 전혀 안면도 없는데, 어째서 그를 두려워하는 <br />건가요? " <br />완사중이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br />" 안면이 없다고? 흥! 네 아버지가 설산비호의 아버지의 대원수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