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혼자 밥 먹는 사람들 참 많죠.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늘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가 식구가 된 시대, 이른바 '폰밥족'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br /> <br /> 김범석 이다해 구가인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br /> <br /> [리포트]<br />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회사로 들어가는 직장인 설효진 씨. <br /> <br /> 직장 동료와 인사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br /> <br /> 앉자마자 쌓인 업무를 보고, 오후에 이어지는 업무 회의까지, 바쁜 일과를 마칩니다. <br /> <br /> 퇴근 후 찾은 식당, 홀로 맞는 저녁상 밥그릇 옆에 휴대전화를 두고 동영상을 보며, SNS로 친구들과 주말여행 계획도 세웁니다. <br /> <br /> [설효진 / 직장인] <br /> "휴대전화에 나오는 내용에 치중하면서 밥을 먹다 보니 외롭다는 생각을 덜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br /> <br />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520만 가구로 전체 유형 중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혼자 밥을 먹는 이른바 혼밥의 경험도 높은 수준인데요. 이들의 곁에는 휴대전화 등 전자 기기가 있습니다. 혼밥이 아닌 '폰밥'을 먹는 거죠. 이 직장인도 그렇습니다. <br /> <br /> 혼자 밥을 먹으면서 살 물건을 검색하는 것도 빠지지 않는 일입니다. <br /> <br /> [박승한 / 직장인] <br /> "시간이 절약되는 것도 있고 정보를 얻는 차원에서 휴대전화를 보면서 식사를 합니다." <br /> <br /> 혼밥 경험이 있는 10명 중 8명 이상이 밥을 먹으며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br /> <br /> [여준상 /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br /> "이제는 스마트폰과 같은 정보 기기가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것처럼 식구의 역할을 하는 개념으로 사회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br /> <br /> 일본에서는 함께 밥을 먹어주는 영상을 담은 DVD가 나오는 등 '폰밥족'을 위한 시장이 열리는 분위기입니다. <br /> <br /> 앞에서 보신 것처럼 휴대전화와 같은 디지털 기기를 옆에 두고 밥을 먹는 이른바 '폰밥족'이 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br /> <br /> 채널A가 리서치 전문업체 엠브레인과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절반 이상이 나만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라고 답했고, 외로움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br /> <br /> 그렇다면 디지털 기기로 무엇을 하는지 알아보니 뉴스 검색 등 인터넷 서핑이 가장 많았고 동영상 시청, 온라인 인맥 관리 순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br /> <br /> '폰밥'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인 시각이 부정적 시각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지만 세대에 따른 시각 차이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br /> <br /> 그래서일까요. 함께 밥을 먹을 사람을 구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br /> <br /> 구가인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br /> <br /> 퇴근길에 끌고 온 정체불명 트렁크. 다양한 요리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br /> <br /> 오늘의 요리는 '월남쌈', 각자 하나씩 재료를 다듬습니다. <br /> <br /> 이들은 끼니를 함께 챙기는 청년 모임, 힘을 합치니 요리 하나가 뚝딱 완성됩니다. <br /> <br /> 5000원 안팎의 재료비를 모아 같이 만들고 식사도 같이 합니다. <br /> <br /> "같이 북적북적하면 재미도 있고." <br /> "확실히, 더 맛있고." <br /> <br /> 식사뿐 아니라 생활을 나누기도 합니다. <br /> <br /> 집을 쪼개 사는 셰어하우스. 한 방에 한두 명씩 거주하고, 부엌과 거실은 공유합니다. <br /> <br /> 임대료도 아끼지만, 조촐한 식사에도 마음이 넉넉합니다. <br /> <br /> [줄리안 흄/남아공] <br /> "셰어하우스의 좋은 점은 절대 외롭지 않다는 거죠. 사람들이 늘 주위에 있으니까." <br /> <br /> 전문가들은 나홀로족이 늘어도 밥과, 사람의 온기를 나누는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br /> <br /> [홍진표/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br /> "피상적으로라도 서로 격려하고 즐거운 시간을 짧게 보내는 것만으로도 외로움이나 고독감을 해소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br /> <br />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밥의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br /> <br /> 채널A 뉴스 구가인입니다. <br /> <br /> 영상취재: 이기상 김용균 <br /> 영상편집: 이태희 임아영 <br /> 그래픽: 손윤곤 조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