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몸무게에다 주량까지 적어내야 하는 이력서 때문에 면접 때 곤란한 질문 받으신 취업준비생들 많으시죠. <br /> <br /> 정부가 10년 전 개인 신상 대신 직무 적합성 위주로 작성하는 표준이력서를 시행하도록 권고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외면하고 있습니다. <br /> <br /> 박지혜 기자입니다. <br /> <br /> [리포트]<br /> 미국에서 한 여행업체에 취직해 1년 3개월 동안 일했던 26살 여성 김모 씨. <br /> <br /> 최근 국내로 돌아와 이직하려고 이력서를 쓰다 깜짝 놀랐습니다. <br /> <br /> 국내 기업들이 요구하는 증명사진부터 주민등록번호, 아버지 직업까지 빼곡히 써야했던 것. <br /> <br /> [김모 씨 / 국내기업 이직자] <br /> "면접에서 주량을 물어본다든가 아버지가 어떤 일 하는지 물어보시는 분도 있었고 … 내 자신이 아닌 뒷배경을 물어보는 느낌." <br /> <br /> "지난 2007년 고용노동부가 사용할 것을 권고한 표준이력서입니다. 이렇게 지원자의 사진을 부착하는 공간이 없는데요, 개인정보가 채용 평가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겁니다. <br /> <br /> 이력서에는 이름과 주소, 연락처 등 기본적인 신상과 경력사항만 적을 수 있고 성별은 물론 개인 신상은 기입할 수 없습니다.” <br /> <br /> 60년 동안 사용했던 이력서 양식을 버리고 표준이력서를 도입한 기업입니다. <br /> <br /> 증명사진과 출신학교, 어학 점수를 쓰던 자리가 사라지고 지원자들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적습니다. <br /> <br /> 스펙 대신 직무 적합성만 따져 선발하다보니 신입사원들의 만족도는 높고 이직률도 25%에서 4% 정도로 뚝 떨어졌습니다. <br /> <br /> [박해원 / ○○공업 사원] <br /> "대학에서 배웠던 내용들이 회사에서 견적을 처리하거나 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br /> <br /> 삼성과 SK 등 대기업도 이력서 양식에서 사진을 없애면서 변화를 시도하지만 아직 표준이력서를 활용하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br /> <br />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라 강제성이 없기 때문. <br /> <br />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채용 이력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공기관 73곳 가운데서도 한국관광공사 단 한 곳만이 표준이력서를 준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br /> <br /> 채널A 뉴스 박지혜입니다. <br /> <br /> 박지혜 기자 sophia@donga.com <br /> 영상취재: 조승현 한효준 <br /> 영상편집: 김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