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에는 불을 끌 때 필요한 '소방차전용 주차 구역'이 있습니다. <br /> <br /> 하지만 급하다, 몰랐다는 이유로 무용지물이라고 합니다. <br /> <br /> 김설혜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br /> <br /> [리포트]<br />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오는 차량. <br /> <br /> 주차 공간을 찾아 단지 안을 맴돌더니 '소방차 전용'이라고 쓰여진 구역에 차를 세웁니다. <br /> <br /> 바로 옆 소방차전용 주차 구역에도 이미 차 한대가 주차돼 있습니다. <br /> <br /> [아파트 입주민] <br /> (소방차 전용 주차 구역에 차를) 대면 안되겠죠. 근데 제가 좀 급한 일이 있어서요 잠깐‥ <br /> <br /> 아예 노점이나 쓰레기 분리수거장으로 쓰이는 곳도 있습니다. <br /> <br /> 밤이 되면 대놓고 주차장으로 변하는 소방차전용 주차구역. <br /> <br /> [김설혜 기자] <br /> 가로 5m, 세로 12m의 소방차 전용주차구역은 화재가 났을 때 고가 사다리차를 펼칠 수 있도록 마련된 최소한의 공간입니다. <br /> <br /> 비상시를 대비해 평소 이렇게 비워둬야 하는데요. <br /> <br /> 차 한 대만 주차돼 있어도 고층 아파트에 대한 신속한 화재 진압과 구조활동은 불가능합니다.<br /> <br /> [이성은 / 인천 계양소방서 소방대원] <br /> (주정차 된 차량을) 빼도록 유도하는데 가끔 전화번호가 없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특수차같은 경우 진입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br /> <br /> 실제 지난 2015년 12월, 소방차전용 구역에 세워진 차들 탓에 특수소방차가 진입을 못해 큰 재산 피해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br /> <br /> 문제는 소방차전용 주차구역 내 주차를 제재할 법적 근거조차 없다는 겁니다. <br /> <br /> [류상일 / 동의대학교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 <br /> 선진국들은 강제조항이나 처벌 규정이 매우 엄격하고 강합니다. 화재를 막는 것도 미래의 잠재적인 자산이다 이렇게 봐요. <br /> <br /> 3년 전부터 소방차전용 주차구역을 의무 설치하고 과태료를 물리는 내용의 법안이 수차례 발의됐지만 주차장이 부족하다는 민원 탓에 번번이 국회에서 퇴짜를 맞고 있습니다. <br /> <br /> 채널A 뉴스, 김설혜입니다. <br /> <br /> 김설혜 기자 sulhye87@donga.com <br /> 영상취재: 김용균 김용우 <br /> 영상편집: 강 민 <br /> 그래픽: 양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