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그을음을 뒤집어 쓴 소방관이 컵라면을 먹고 있는 모습입니다. <br /> <br /> 2년 전 부산의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밤샘 화재진압을 한 뒤 허기를 달래는 모습인데,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온 국민의 마음을 울린 사진이였죠. <br /> <br /> 이번에 강릉에서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 두 명이 안타까운 희생을 당하며 소방관들의 근무환경이 다시 한 번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br /><br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 인력은 최소 기준 인력인 5만 1천 여 명에서 턱없이 부족한 3만 2천여 명이라고 합니다. <br /> <br /> 무늬만 3교대 근무로 운용하고 있고, 인원 부족으로 출동 현장에서 차질이 빚어진다는데요. <br /> <br /> 그러다보니 해마다 순직하는 소방관이 평균 5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br /> <br /> 채널A는 오늘부터 사흘간 소방관들의 실태를 집중 조명합니다. <br /> <br /> 오늘은 먼저 정용진 기자가 야간조로 근무하는 소방관들을 동행취재했습니다.<br /><br />[리포트]<br />[현장음]<br />"안전, 22호 고성능 화학차 이상 없음!" <br /> <br /> 차량 정비와 함께 야간조 소방관들의 야간 일과가 시작됩니다. <br /> <br /> 자리에 앉자마자 떨어지는 출동 명령. <br /> <br /> 뇌졸중 의심 신고를 받고 떠나는 구조대원들은 1초가 급합니다. <br /><br /> 중앙선을 넘고 곡예운전을 한 뒤 골든타임 내 현장에 도착하고, 환자는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집니다. <br /> <br /> 소방서로 돌아와 쉬는 것도 잠시. <br /> <br /> 이번에는 술에 취한 남성이 피를 흘리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됩니다. <br /> <br />[정용진 기자]<br />신고 접수와 동시에 구조대원이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는데요. <br /> <br />저도 함께 따라가 보겠습니다. <br /> <br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대원들은 신속하게 구조작업에 나섭니다. <br /><br /> 그런데 운전을 포함해 3명이 타야하는 차량에 구조대원 두 명만 탑승했습니다. <br /> <br />인력 문제로 최소 인력만 배치된 겁니다. <br /> <br />[정욱현 / 창원소방서 소방사] <br />"저희는 2명 타는 일이 많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를 잘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br /> <br /> 이곳 안전센터 야간조 근무자는 12명으로 기준 인력 23명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br /> <br /> 지난 2010년부터 2교대에서 3교대로 바뀌면서 근무인원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br /> <br /> 부족한 인원 속에 근무하는 소방대원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허위신고나 오인신고. <br /> <br />[천민태 / 창원소방서 소방교] <br />"화재가 발생했는데 저희가 멀리 별 것 아닌걸로 가서 출동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br /> <br /> 휴식 시간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합니다. <br /> <br />[최종일 / 창원소방서 소방장] <br />"집에서도 한 번씩 따르릉 울리면 한번씩 깜짝깜짝 놀랍니다. 그런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br /> <br />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 안전 파수꾼들의 몸과 마음은 지쳐갑니다. <br /> <br />[주효식 / 창원소방서 119구조대장] <br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 인명구조에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인원 보충이 최고 시급하죠." <br /> <br />채널A 뉴스 정용진입니다. <br /> <br />정용진 기자 jini@donga.com <br />영상취재: 김덕룡 <br />영상편집: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