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br />모두가 즐거운 명절이지만, 이럴 때 더 외롭고 쓸쓸한 사람도 적지 않은데요.<br /><br />아픈 역사 속에 고국을 등지고 이역만리 타국으로 떠날 수밖에 없던 사람들이 바로 그럴 겁니다.<br /><br />50년 전 돈을 벌기 위해 독일로 간 파독 간호사들은 이번 설을 어떻게 보냈을까요?<br /><br />김운경 리포터가 전해 드립니다.<br /><br />[기자]<br />1960년대 독일로 건너간 파독 간호사가 가족을 떠올리며 엽서를 씁니다.<br /><br />"사랑하는 동생에게. 그간 잘 있었니? 난 이곳 라인강 줄기 주변에서 너를 생각하면서 엽서를 쓰고 있단다."<br /><br />먹고살기 어렵던 시절, 꽃다운 나이에 외화를 벌기 위해 고국을 떠나 독일로 간 간호사들.<br /><br />양배추로 김치를 담가 먹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습니다.<br /><br />이제는 팔순을 바라보는 파독 간호사들이 설을 맞아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습니다.<br /><br />타국에서 살아온 반백 년, 그 긴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며 눈가가 촉촉해집니다.<br /><br />[김선자 / 77세·1966년 파독 간호사 : 눈물이 나서 말을 못하겠어요. 너무 감개무량해요. 옛날 생각하니까…. 감사합니다.]<br /><br />[백성자 / 73세·1967년 파독 간호사 : 해외에 나와서도 50년이 되도록 건강하게 잘 지내니까 너무 감사합니다.]<br /><br />1966년 1월 31일, 우리나라 간호사들이 처음으로 독일 땅을 밟는 순간입니다.<br /><br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128명이 함께 왔지만 이제 독일에 남은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데요.<br /><br />[송재간 / 1966년 파독 간호사 : 알아보니까 10명이 남아있어요. 마음이 아픈 게 아파서 (이 자리에) 못 온 사람이 절반 이상이에요. 암으로 수술하고, 한 명은 독감으로 누워있고, 한 명은 허리가 아파 마비로….]<br /><br />힘겨웠던 시절을 함께 견뎌낸 동료들, 어엿한 성인이 된 손주들과 함께 올 한 해 서로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했습니다.<br /><br />[김다혜 / 23세·송재간 간호사 손녀 : 그때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으니까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가족과 여유를 느끼면서 편한 마음으로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건강하게 많이 웃으면서….]<br /><br />[송재간 / 1966년 파독 간호사 :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겠습니까. 건강히 살았을 때 서로 만나기도 해야 하고. 또 사람이 자주 안 만나면 정도 없어요.]<br /><br />몸은 비록 고국을 떠나 있지만 명절이면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새해 덕담을 나누는 우리네 따스한 정은 50년 전 그대로입니다.<br /><br />▶ 기사 원문 : http://www.ytn.co.kr/_ln/0104_201701280551224029<br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8585@ytn.co.kr, #2424<br /><br />▣ YTN 유튜브 채널 구독 : http://goo.gl/Ytb5SZ<br /><br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