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 /><br />경북 청송의 한 중학교에는 아주 특별한 신입생이 있습니다. <br> <br>가난 때문에 공부를 포기하고 미국에 건너가 살았던 70대 할아버지가 30년만에 고향에 돌아와 시골학교 학생이 됐다는데요. <br> <br>배유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br><br>[리포트]<br>전교생이 8명이 전부인 시골의 작은 분교. <br> <br>올해 신입생은 단 2명입니다. <br> <br>75살 윤종근 할아버지는 손자뻘인 동급생과 '짝꿍'입니다. <br> <br>[현장음] <br>"할아버지 아니고 윤종근 학생." <br> <br>수업이 끝나자 칠판을 깨끗이 지우고, 같이 청소도 합니다. <br> <br>윤 씨는 지난해 9월, 32년의 미국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br> <br>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초등학교만 졸업한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br> <br>[윤종근 / 청송중 신입생] <br>"여기 (이) 중학교에 못 가서 그때 참 서글펐는데…" <br> <br>미국에서 청소와 허드렛일, 버스 운전을 하며 어렵게 삼 남매를 키운 윤 씨. <br> <br>백발의 늦깎이 신입생의 등장에 학교는 시끌벅적합니다. <br> <br>[김나연 / 3학년] <br>"같이 공부한다는 게 솔직히 믿기지 않았고, 왠지 (저도) 조금 더 공부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br> <br>나이 많은 제자를 맞은 교사도 울림을 받습니다. <br> <br>[장흥섭 / 교사] <br>"몇십 년 동안 배우겠다는 감정이 쌓여서 어떤 것도 배우려는 그 의지가… " <br> <br>윤 씨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br> <br>[윤종근 / 신입생] <br>"검정고시 치고 대학은 방송통신대학이 있다 하고, 여기서 공부 하는 방법을 알아서 (글을) 하나 써보고 싶어요." <br> <br>몸은 고되지만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기쁨에 윤 씨의 얼굴에는 늘 웃음이 가득합니다 <br> <br>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br> <br>yum@donga.com <br>영상취재 : 김건영 <br>영상편집 :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