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 /><br />우리 헌정사에서 가장 많았던 9선의 국회의원, 그리고 네 번의 당 총재와 두 번의 국무총리, 김종필 전 총리의 인생은 한국 정치사, 그 자체였습니다. <br> <br>영욕의 92년을, 김종석 기자가 돌아봤습니다.<br><br>[리포트]<br>1926년 충남 부여에서 7남 중 다섯 째로 태어난 김종필 전 총리. <br> <br>그림을 잘 그리던 충청도 청년이 한국 정치사의 중심에 서게 된 건 8기생으로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입니다. <br> <br>195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카인 박영옥 여사와 백년가약을 맺은 그는 1961년 5.16 쿠데타에 적극 가담하고, 초대 중앙정보부장, 최연소 국무총리 등을 지내며 15년 동안 정권 2인자 자리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br> <br>하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신군부에 의해 부정축재자로 몰렸고, <br> <br>[이태섭 / 당시 비서실장] <br>"JP가 갑자기 서빙고에 구금이 됐단 말이에요." <br> <br>7년 가까이 야인 생활을 해오다 1987년 정계에 복귀해 대선 도전장을 던집니다. <br> <br>[김종필 / 전 총리 (1987년 대선 유세)] <br>"공명 정대한 선거 관리를 해서 국민의 뜻에 따라 대권을 이양하고 조용히 물러나시오." <br> <br>비록 1인자로 올라서진 못했지만, 이듬해 총선에서 35석을 확보하며 '충청 맹주'로 자리잡았습니다. <br> <br>평생의 꿈인 내각제를 고리로 92년 대선에선 3당 합당으로 김영삼 정권의 출범시켰고, 97년에는 김대중-김종필, DJP 연합으로 정권교체를 이끌어냈습니다. <br> <br>[한광옥 / 당시 DJP 단일화협상 추진위원장] <br>"대통령 후보를 양보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김종필 후보가 주장한 것은 내각제를 주장한 거예요." <br> <br>끝내 내각제를 실현시키지 못하고 2004년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정치 9단의 훈수는 신선한 울림을 줬습니다. <br> <br>[김종필 / 전 총리 (2015년 2월)] <br>"여야라는 게 의사당에서 싸우지만 밖에 나와서는 술 나눠먹고 그랬는데, 지금은 여야가 그런 게 없는 것 같아요.” <br> <br>[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 장례위 부위원장] <br>"'여백의 정치’라고 말씀 드리잖아요. 물러날 시점을 알고 호흡을 조절할 줄 알고." <br> <br>충남 부여, 고인은 생전에 만들어둔 묘지에 '국태민안'이라는 네 글자를 새겨넣었습니다. <br> <br>김종필, 그의 인생철학입니다. <br> <br>[김종필 / 전 총리 (2016년 출판기념회)] <br>"제가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일상사무사' 여러분께서도 아실 겁니다. 뭘 생각하더라도 똑바로 곧은 정진으로 앞만 보고 생활해 나가라는 가르침입니다." <br> <br>채널A 뉴스 김종석입니다. <br> <br>lefty@donga.com <br>영상편집 : 배영주 <br>그래픽 : 손윤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