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 /><br />사회부 박지혜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br><br>1. 박 기자, 고은 시인 성추행 의혹 사건은 최초에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br><br>최영미 시인의 시 속에서 후배 시인들을 성추행했다는 이 ‘En 선생’, <br> <br>바로 한국 문학의 거목인 고은 시인을 지목한 것이었습니다. <br> <br>다음해 2월 최 시인은 SNS를 통해 고은 시인의 상습적인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고 같은 달 27일 동아일보에 기고했는데요, <br> <br>1994년 서울 종로구의 모 술집에서 고은 시인이 후배들을 성추행하는 모습을 봤다고 폭로했습니다. <br><br>이후 고은 시인이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전을 시작한 겁니다. <br> <br>2. 지난 6개월 동안 재판 과정에선 두 사람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지 않았습니까? <br><br>고은 시인은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해 왔죠. <br><br>하지만 최 시인은 법정에서 ”목격 당시 너무 놀라 얼어붙었다"면서 "아무도 말리지 않았고 남자 문인들은 히죽거리기만 했다"며 당시의 기억을 아주 자세히 진술했습니다. <br> <br>이에 대해 고 시인 측은 "최 시인이 당시 동석자와 구체적인 정황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br><br>3. 오늘 법원은 최 시인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그 근거는 무엇이었나요? <br><br>최 시인은 재판부에 1993년부터 2년간 작성한 일기장 3권을 제출했는데,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을 당시 심경이 담겨있었습니다. <br> <br>고은 시인 측은 일기장이 조작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1994년 6월 2일자 일기가 존재하고, 최 시인의 진술에는 사건발생 장소와 목격 경위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특징적인 묘사가 있고 세부 정보가 충분히 포함돼 있다"며 <br> <br>결국 최 시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br><br>4. 그런데 고은 시인이 오늘 '일부 승소'했다는 이야기는 뭡니까? <br><br>법원은 박진성 시인이 주장한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일부' 승소라는 겁니다. <br> <br>법원이 "박 시인이 법정 증인출석을 거부했고, 성추행을 함께 목격했다고 지목한 인물들이 진술이 엇갈렸다"고 설명했습니다. <br><br>4-1. 이번 사건을 보도한 동아일보는 승소 판결을 받았죠? <br><br>네, 법원은 "국민의 관심을 받는 공적 인물의 범법 행위나 도덕성에 대한 내용을 보도한 것이기 때문에, 공공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br> <br>고은 시인의 손해배상 청구는 물론 정정보도 청구도 모두 기각했습니다. <br> <br>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은 공소시효가 지나서 진실이 가려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왔는데요, <br> <br>고은 시인이 스스로 낸 민사소송에서 '성추행 의혹은 거짓이 아니'라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오게 된 셈입니다. <br><br>지금까지 사회부 박지혜 기자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