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br /> <br />현직 법관들이 줄줄이 증언대에 오르고 있는데, 약속이라도 한 듯 '시켜서 한 일'이라는 취지의 증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br /> <br />책임 회피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br /> <br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br /> <br />[기자] <br />한 달여 동안 이어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법 농단' 재판에는 지금까지 7명의 현직 법관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br /> <br />대부분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사법 농단 사건의 각종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입니다. <br /> <br />증언의 취지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br /> <br />시켜서 한 일에 불과하다는 건데, 자신을 '수동적인 사람'으로 표현하는 방식은 각양각색입니다. <br /> <br />첫 증인으로 선 정다주 부장판사는 받아쓰기 실력을 내세웠습니다. <br /> <br />임 전 차장이 본론과 결론 등을 구술하면 수첩에 그대로 옮겨 적었고, 문서에 적합한 형태로 정리하는 작업만 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br /> <br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서 했던 주요 문건 작성을 '납품 업무'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br /> <br />일반 행정부로 치면 국장급의 고위공무원에 해당하는 행정처 심의관이 '말단'에 불과하다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br /> <br />심의관을 지낸 시진국 부장판사는 말단으로서 간부의 지시에 따라 작업했을 뿐이라며 이론과 달리 실제로는 힘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br /> <br />사법 농단 공범으로 지목돼 함께 기소된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다른 어떤 증인보다 반성한다는 말을 많이 남겼습니다. <br /> <br />행정처가 오만하게 타성에 젖어 있었다며 때늦은 후회로 고개를 떨궜습니다. <br /> <br />다만, 검찰 조사에서 인정했던 재판거래 관련 진술을 번복하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br /> <br />특히 양 전 대법원장이 강제징용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 계획을 언급했다고 했던 진술도 그런 기억이 없다고 법정에서 뒤집었습니다. <br /> <br />검찰은 대법원에 비위가 통보된 현직 법관들이 불이익을 우려해 책임을 피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br /> <br />객관적 물증으로 볼 때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일부 증인에 대해서는 위증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br /> <br />앞으로 임 전 차장 재판에 증인으로 설 현직 법관만 100명이 넘습니다. <br /> <br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이들이 법정에서 어떤 말을 쏟아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br /> <br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br /><br />▶ 기사 원문 : https://www.ytn.co.kr/_ln/0103_201904270456252576<br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8585@ytn.co.kr, #2424<br /><br />▣ YTN 데일리모션 채널 구독 : http://goo.gl/oXJWJs<br /><br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