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선정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건 지난 2011년 2월. <br /><br />당시 1천2백명에게 390억원의 피해를 안긴 저축은행 퇴출 사태가 1년이 지난 지금 또다른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바로 '박박(朴-朴) 대전'.<br /><br />먼저 포문을 연 건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다. 그는 5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의원이 박태규씨와 수차례 만났는데 저축은행 로비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br /><br />앞서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의 진행자 김어준 총수와 주진우 기자 역시 박태규씨의 측근 A씨의 육성 증언을 바탕으로 박 의원과 박태규씨의 '커넥션'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br /><br />박태규씨는 저축은행 사태 당시 부산저축은행의 퇴출을 막기 위해 정관계 고위인사들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였던 인물. 따라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박근혜 의원의 대선가도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br /><br />의혹이 제기되자 박근혜 의원은 5월 21일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 김 총수와 주 기자, 박태규씨의 측근 A씨를 검찰에 고소하는 등 강경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br /><br />"국민 앞에 진실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 법적인 조치를 했다"는 것.<br /><br />이에 박지원 원내대표는 5월 22일 "박 의원이 저를 고소함에 따라 앞으로 참으로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지겠구나 싶어 저를 더욱 기쁘게 했다"고 응수했다.<br /><br />특히 그는 "나꼼수가 (박태규씨의 측근 A씨의) 육성 녹음을 가지고 있고, 저도 복수의 유명 인사가 저에게 진술한 내용이 있기 때문에 기다려보면 진실이 누구에게 가는지 가려보자"며 의미심장한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br /><br />박 원내대표측은 또 '박 원내대표가 박씨와 가깝다는 건 만천하가 아는 사실이다', '박 원내대표가 자신의 의혹을 덮기 위해 박 의원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언론과 인터뷰한 친박계 의원 1명, 박 의원측 인사 1명을 검찰에 고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br /><br />'박 대 박'의 법정 공방은 급기야 '당 대 당'으로 확전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은 5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판이 자기 손안에 있는 것처럼 떠드는 오만함이 저한테도 느껴지는데 국민들에겐 더 강하게 느껴지지 않겠냐"고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난했다.<br /><br />이에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왜 새누리당은 일개 의원인 박근혜 의원을 건드리면 벌통을 쑤신 듯이 달려드는지 모르겠다"고 상대 당을 힐난했다.<br /><br />박근혜 의원과 박지원 원내대표간 싸움의 결과는 현재로선 안갯속에 빠져있지만, 이번 싸움의 패자가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