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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lMe - 서핑계 '문익점'...셰이퍼 유경호

2019-11-04 0 Dailymotion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들여와 재배에 성공하고 이를 널리 보급함으로써 민초들의 의복 문제 해결에 크게 이바지한 문익점.<br /><br />파도를 타는 서퍼이자 직접 서핑보드까지 제작하는 '셰이퍼' 유경호(40) 씨는 국내 서핑계에서 문익점과 같은 인물로 통한다.<br /><br />좀처럼 공개되지 않는 서핑 선진국의 보드 제작 기술을 어렵사리 익혀 우리나라 서퍼에 적합한 보드를 제작하고 보급하는 데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br /><br />서핑보드는 셰이퍼 스타일에 따라 소재가 결정되고, 제작 공정도 셰이퍼마다 제각각이다.<br /><br />외국 셰이퍼들이 자신의 보드 제작 노하우를 다른 이에게 전수하기를 꺼리는 이유다.<br /><br />유경호 씨는 "내가 타는 보드를 내 스타일에 맞게 만들고 싶어, 손재주만 믿고 독학으로 셰이핑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br /><br />가끔 외국에 나갈 때 현지 셰이퍼들에게 물어보거나, 유튜브를 통하는 게 유 씨가 보드 제작 기술을 습득하는 방안의 전부였다.<br /><br />"하지만 그렇게 얻은 정보는 전체 보드 제작 공정의 1/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는 게 유 씨가 토로하는 지난날의 고충이다.<br /><br />유 씨는 셰이퍼 이전에 우리나라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뛰어난 서퍼다.<br /><br />대한민국 서퍼 1세대 격인 유 씨는 이미 지난 94년부터 서핑을 접했고, 한때는 좋은 파도를 찾아 외국 해변을 오가며 서핑에만 푹 빠져 3년여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br /><br />유 씨는 "서핑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셰이핑을 할 수 있다"며 "파도를 많이 타보지 않은 사람이 보드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br /><br />친한 후배와 함께 운영하는 보드 제작 작업실을 강원도 양양에 둔 이유도 서핑과 셰이핑을 함께 하기 위해서다.<br /><br />유 씨 작업실에서는 보드 제작 과정이 100%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보드 한 장을 만드는 데 보통 닷새에서 엿새 정도가 걸린다.<br /><br />일정하지는 않지만, 일감이 밀리면 하루에 12시간 넘게 작업을 할 때도 많다.<br /><br />파도가 밀려올 때 잠시 일손을 놓고 서핑을 즐기는 게 유 씨가 고된 작업에 따른 피곤함과 스트레스를 날리는 방법이다.<br /><br />이따금씩 자신이 만든 보드를 갖고 있는 서퍼를 해변에서 만날 때면 유 씨는 기분이 묘해진다.<br /><br />유 씨는 "특히, 각종 서핑 대회에서 내가 만든 보드를 탄 선수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 공연히 미안한 마음까지 생긴다"고 말한다.<br /><br />거꾸로, 유 씨의 보드로 대회 참가 선수가 좋은 성적을 올리거나, 일반 서퍼가 유 씨의 보드에 올라 멋들어지게 파도를 타는 모습을 볼 때는 유 씨의 기분도 한껏 좋아진다.<br /><br />유 씨는 "지난 몇 년 동안 미친 듯이 서핑을 해 왔다"며 "앞으로는 서핑보다 셰이핑에 더 미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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