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하루에 얼마를 벌어야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br /><br />오늘 이 이야기를 통해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br /><br />CBS 연중기획, '삶이 아름다운 사람들'<br />네번째 순서는 행복고구마를 파는 장애인 3명의 이야깁니다. <br /><br />* 연통을 타고 나온 뽀얀 연기가 구수한 군고구마 냄새를 가득 싣고 골목으로 퍼지면, <br /><br />냄새를 따라 배고픈 노숙인들이 가장 먼저 모여듭니다. <br /><br />통에서 방금 나온 노랗게 익은 고구마 첫 개시는 항상 시식자들을 자처한 배고픈 이들의 몫입니다. <br /><br />"다들 맛없으면 진짜 맛없다고 하거든요.. 그러면 고구마를 바꾸죠(병오)"<br /><br />부산진구의 한 교회 앞 이면도로에 장애인 세명이 <br />행복고구마라는 이름을 써붙이고 등장한지도 벌써 한달이 넘었습니다.<br /><br />간질 때문에 번번이 일자리를 놓친 32살 병오씨는 한때 취객의 지갑을 노렸고,<br /> <br />지체장애인 31살 미진씨는 가출을 반복했으며, <br /><br />온몸이 꼬인 뇌병변 장애인 44살 현철씨는 <br />세상 밖으로 나가기가 무서웠습니다.<br /><br />더 이상 이렇게 살 순 없다고 의기투합한 세사람은 <br />장애인 보조금 40만원을 털었고, <br /><br />추운 날 그나마 따뜻하게 장사할 수 있다는 생각에 군고구마통을 사서 거리로 나섰습니다. <br /><br />하지만 초짜인 이들에게 세상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br /><br />노점상 단속에 걸리기도 하고, 고구마를 잘못 골라 소복히 남은 고구마로 끼니를 때운 적도 많았습니다. <br /><br />그런 이들을 붙들어 세운 건 주변 상인들의 응원. <br /><br />"멀쩡한 놈들도 먹고 노는 놈들 많은데 얼마나 보기좋아"<br /><br />매일 따뜻한 커피를 갖다주는 노래방 이모, <br />구운 고기를 컵에 담아 슬쩍 건네는 구이집 주방장, <br />땔감을 모아 갖다주는 치킨집 사장님까지.. <br /><br />행복고구마 삼인방의 자세도 달라졌습니다. <br /> <br />"활기차고 긍정적이 되는 것 같아요(현철)"<br /><br />취재가 있던 날 저녁, 현철씨가 <br />최고 매상을 올렸다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합니다. <br /><br />"진짜 대박이에요~~"<br /><br />4만 8천원. 기뻐 어쩔 줄 몰라하던 <br />이들의 이날 수입은 4만 8천원이었습니다. <br /><br />후라이드 치킨 한마리와 소주 한잔. <br />대박을 친 날에만 허락되는 최고의 만찬. <br /><br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br />고구마 통을 밀고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br />힘과 용기만 있다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