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1시 20분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 오전 내내 북한 당국의 출경 허가 소식을 기다리던 개성공단 근로자 170여명은 결국 불허 소식이 전해지자 허탈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br /><br />이날 남북출입사무소에는 최근 한껏 경색된 남북 관계를 반영하듯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br /><br />아침부터 개성공단에 들어가려고 대기하던 우리측 근로자 179명과 차량 153대는 혹시나 했던 기대감을 접고 허탈해하며 속속 사무소를 빠져나갔다.<br /><br />특히 북한 당국이 남측으로의 입경만 허용하고 개성공단로의 출경을 기약없이 불허한 것에 대해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br /><br />개성공단에서 관리직으로 일하는 천 모(41·여)씨는 "회사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이 크다"며 "어떻게 손 쓸 수도 없고 무작정 기다려야 하니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br /><br />운전기사 현 모(45)씨도 "차량 한 대에 2억원어치 제품을 싣고 나오는데 그게 묶이니 손해가 막심하다"며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해마다 이러니 정말 큰 문제"라고 불만을 터뜨렸다.<br /><br />[IMG1]개성공단 근로자들은 특히 전쟁 위협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br /><br />7년째 운전일을 하고 있는 어 모(35)씨는 "천안함, 연평도 포격 사태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더 심각하게 전쟁 분위기가 고조돼 불안하다"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br /><br />그동안 북한 당국은 군 통신선 폐쇄 이후 매일 오전 8시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유선 전화로 출입경 승인을 통보해왔다.<br /><br />하지만 나흘 전인 지난달 30일 개성공단 폐쇄를 예고하면서 분위기는 돌변했다. 이날 출경이 불허된 근로자 179명과 차량 153대는 그 이후인 지난 2일 신청서를 제출한 사람들이다.<br /><br />따라서 북한이 이날 출경 불허에 이어, 본격적인 통행 차단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br /><br />현재 개성공단에는 우리측 근로자와 관계자 858명과 외국인 근로자 7명이 머물고 있다.<br /><br />일단 북한이 남측으로의 입경은 허용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들의 신변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br /><br />실제로 원래는 이날 오전 11시 50분 우리측 근로자 2명과 차량 98대가 입경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승용차 2대와 트럭 1대에 탄 운전자 3명만이 입경했다.<br /><br />이에 따라 오후 2시부터 30분 간격씩 7차례로 예정된 입경 시간에 얼마나 많은 근로자들이 돌아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