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아이돌'때 본격화된 팬덤 문화<br /><br />가수, 배우 등 인기 연예인에 대해 열렬한 응원을 보내는 팬들이 최근 기부나 봉사활동을 통해 좋아하는 스타의 이름을 더욱 드높이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br /><br />과거 단순히 '오빠'의 이름을 외치며 풍선을 흔들던 모습에서 벗어나 이제는 기부와 봉사를 바탕으로 한 '착한' 팬덤이 뜨고 있는 것. <br /><br />팬덤(fandom)이란,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런 현상을 일컫는다.<br /><br />우리나라의 '팬덤 문화'는 80년대 가수 조용필의 팬들이 시초로 여겨지지만 사실상 '1세대 아이돌'로 불리는 H.O.T, 젝스키스, 신화, god 등이 활약한 90년대 후반에 본격화됐다. <br /><br />'1세대 팬덤'은 이 때 10대 청소년기를 보낸 여성들이라면 한번쯤은 '오빠부대'에 동참했던 경험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무엇보다 조직화된 양상을 보이며 대중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br /><br />하지만 스타가 진화가 하듯 팬덤도 진화하고 있다. <br /><br />풍선' 대신 '쌀' '연탄'으로 응원 <br /><br />지난 1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그룹 신화의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가 열렸다. <br /><br />이날 신화의 데뷔 1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등에서 온 다국적 팬 2만 5천여 명이 모여든 가운데 공연장 주변은 팬들이 '콘서트 성공 기원과 15주년 축하'를 위해 쌀, 연탄, 계란 등으로 구성된 '기부화환'들로 둘러 싸였다.<br /><br />국내의 대표적인 쌀 화환 업체 '드리미(米)'의 노승구 대표는 "지난 2007년 8월 신화의 신혜성씨 첫 단독콘서트 때 동남아시아 팬들이 처음으로 꽃이 아닌 쌀 화환을 주문했다. 스타와 함께 좋은 일을 하고 싶어서 기부를 위한 쌀 화환을 주문한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다른 팬들에게 쌀 화환이 알려지기 시작해 지금까지 애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br /><br />이제 스타의 공연장 앞에 기부 화환이 진열된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고 오히려 없으면 허전할 정도가 됐다.<br /><br />진보하는 기부문화, '스타 숲'까지 등장<br /><br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거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숲까지 조성하는 '통 큰' 환경기부도 이뤄지고 있다. <br /><br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달터 공원'에는 그룹 신화의 이름을 딴 '신화 숲'이 조성됐다. 팬들이 신화의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공원 일각에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한 것이다. <br /><br />'신화 숲'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 모씨(23세)는 "트리플래닛이라는 업체에서 먼저 숲 프로젝트 제안을 해왔다. 사실 업체도 생소하고 돈을 모아야하는 것 때문에 초반에는 쉽지 않았는데 일반 쌀이나 연탄 화환을 나누는 것보다 숲을 조성하면 오래가고, 또 직접 가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추진했다"고 말했다. <br /><br />공동체를 배려하는 팬덤 문화로 진화 <br /><br />아직도 명품가방을 선물하는 등 일부 도를 넘는 몰지각한 팬들 때문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기는 하지만 과거 '풍선'과 괴성으로 상징되던 단순한 팬덤 문화가 이제는 기부와 봉사를 토대로 공동체를 배려하는 성숙한 문화로 진화하는 추세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