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는 반면 물가는 쉼 없이 올라 지갑 열기가 무서운 시대다.<br /><br />그래서 '똑똑한' 소비자들은 새로운 시장을 스스로 찾아 자신만의 방식으로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들이고 있다.<br /><br />통계청이 해마다 선정하는 '블루슈머(bluesumer)'가 그들이다. 블루슈머는 블루오션(Blue Ocea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의 소비자'를 뜻한다. <br /><br />올해 블루슈머의 사례로는 ▲ '유통단계를 뛰어 넘는 소비자' ▲ '기후 양극화를 대비하는 사람들' ▲ '글로벌미식가' ▲ '관객에서 선수로' ▲ '페달족' ▲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한 사람들' 등이 꼽혔다. <br /><br />6가지 유형의 블루슈머 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br /><br />◈유통단계를 뛰어 넘는 소비자, "좋은 물건을 착한 가격에 직거래해요" <br /><br />기업이 일방적으로 정한 가격으로 소비자가 제품을 사는 '일 방향 소비'는 이제 옛 말이다.<br /><br />소비자들은 인터넷 직거래나 공동구매 등을 통해 복잡한 유통구조의 단계를 뛰어넘어 생산자와 직거래를 하는 '양방향 소비'에 나서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br /><br />특히 '내 입맛'에 맞는 상품을 얻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br /><br />해외직구 품목 중에서는 아기용품의 비중이 가장 크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br /><br />10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이지혜 씨(30세, 서울 성북구)는 "내가 주로 해외 직구를 하는 품목은 분유"라며 "독일에서 분유를 직접 사다 먹이는데 유럽권 국가는 유아관련 제품에 세금을 매기지 않기 때문에 배송료를 지불하더라도 개당 가격이 우리나라 분유와 전혀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싸다"고 말했다.<br /><br />◈기후 양극화에 대비하는 사람들, "보험도 안 되는 수해지역, 정부도움 받았죠"<br /><br />시민들이 자연재해로 재산상의 피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이른바 '기후 양극화' 즉, 기후 변화로 인한 부의 양극화 마저 초래되고 있다.<br /><br />지난 2011년 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전체가 물바다가 되면서 재산과 인명 피해가 극심했을 때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던 한 장의 사진이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br /><br />강남 지역의 침수 상황을 보여주는 이 사진에서 차도는 자동차 지붕이 겨우 보일정도로 물에 잠긴 상태인데 비해 차수판(遮水板)을 설치한 건물 안쪽에는 전혀 빗물이 고이지 않았다.<br /><br />이 사건이후 폭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경제적 효과를 입증한 '차수판'은 상습 침수지역 주민들에게 기후대비 필수품으로 수요가 급증했다.<br /><br />◈글로벌 미식가 "가볍게 먹으면서 웰빙 할 수 있는 음식을 찾게 되요"<br /><br />이제 소비자들은 외식을 할 때도 한식, 양식, 일식, 중식이라는 고정 레퍼토리에서 벗어나 가격차가 크지 않으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와 맛,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1석 3조의 먹거리를 찾고 있다. <br /><br />통계청 집계를 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한·중·일·양식 음식점 수는 큰 차이가 없거나 감소했지만 기타 외국식 음식점은 2007년 537개에서 2011년 1177개로 배 넘게 증가했다. <br /><br />특히 외국식 음식점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른바 에스닉 푸드(ethnic food) 레스토랑 들이다. 에스닉 푸드란 이국적인 느낌이 나는 제3세계의 고유 음식을 말한다. <br /><br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외식을 한다는 김정아 씨(29세, 서울 영등포구)는 "태국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이 한국에서도 현지 음식을 찾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태국음식이나 베트남 음식점을 오게 됐다"며 "중식이나 이태리 음식 같은 경우 음식이 기름져 먹기에 부담되는 면이 있는데 에스닉 푸드는 웰빙과 친환경을 추구하고 먹어도 살찌지 않고 야채도 골고루 섭취할 수 있어서 주로 찾게 된다"고 말했다. [기획 / 제작 : 임금진 PD, 김송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