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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 - 김기천, 이제야 벗는 무명 설움..."오래가고 싶어요"

2019-11-04 2 Dailymotion

'직장의 신'은 평범한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극중 만년과장 고정도는 "막내가 졸업할 때까지만 회사에 다니고 싶다"고 말하는 평범한 중년 직장인들의 대변자다. <br /><br />승진에서 밀리고 사무실에서 있는 듯 없는 듯 공기같은 존재지만, 한때 열정과 포부를 갖고 회사를 위해 달려온 고정도의 사연은 10회 '고과장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에피소드를 통해 설명됐다. 그리고 이 에피소드를 통해 배우 김기천의 존재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데뷔 20년 만에 배우로서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는 김기천을 만났다.<br /><br /> "데뷔 20년,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br /><br />제가 극을 이끌어가는 10회 대본을 받는 순간 진부한 표현이지만 정말 흥분됐어요. 눈물이 나올 정도였거든요. 이야기 자체가 슬프기도 하고, 남 이야기가 아니라 제 얘기 같았어요. 고 과장에 대한 부담감도 몰려왔죠. 제가 표현하지 못해 '직장의 신'에 누가 될까봐 부담감도 컸어요. <br /><br />제가 에피소드의 주인공이라고 해서 따로 준비한건 없어요. 고 과장은 저는 공통점이 많은 인물이라 그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누구나 사람이라면 아픔과 외로움이 있지 않겠어요. 나이가 많건 적건, 누구나 감추고 아파하면서 살아가는데요. 고 과장처럼 저도 집에서 나름대로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려 하는데 잘 안되고, 제가 하는 일에서도 조연이나 단역을 맡다보니 있는 듯 없는 듯 공기처럼 지낼 때가 많았거든요. 고 과장에게 그래서 더 공감이 갔어요. <br /><br /> "우리세대의 로망 김혜수, 앞자리에 앉으니 떨려"<br /><br />1989년, 서른 넘어 극단 아리랑에 입단했어요. 이후 1993년 영화 '서편제'에서 단역을 맡으면서 영화에 계속해서 출연하게 됐죠. 약 8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는데, 지난해 단막극 이후 TV 드라마에 출연한 건 처음이에요. 드라마로서는 데뷔작인 셈인데 좋은 역할을 맡아 감사하죠. <br /><br />무엇보다 저희 세대 로망이었던 김혜수 씨와 만나는 게 좋았어요.(웃음) 세트에서 자리 배치도 바로 앞이더라고요. 부끄럽고, 선배니까 좋은 척도 많이 못했어요. 그래도 떨리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장난처럼 취미 생활이라고 배우들과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데, 김혜수 씨와는 찍지도 못했어요. 선망의 대상이니 "사진 찍자"는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도 다행히 한 선배님이 먼저 찍자고 말씀해 주셔서 찍긴 했어요. 부인에겐 미안하지만, 그 날을 잊지 못할 것 같네요.(웃음)<br /><br />"2013년은 인생 최고의 순간"<br /><br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연기를 했지만, 2013년은 최고의 해였던 것 같아요. 연 초부터 제가 출연했던 영화 '7번방의 선물'이 1000만 관객을 넘었고요. '직장의 신'도 많은 사랑을 받았죠.<br /><br />두 작품 모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7번방의 선물'은 고사를 지낼 때부터 손해만 보지 않았으면 했고, '직장의 신'에서도 주변인물로서 극이 흘러가는데 도움만 주자고 생각했거든요.<br /><br />그런데 제가 주인공도 되고, 원래 작품이 끝나면 빨리 잊는 편인데, '직장의 신'은 워낙 각별한 작품이라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아요.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라보고요. 특히 김혜수 씨는 포털 실시간 검색어가 올라가는 걸 계속 찍어서 보내더라고요. 저보다 주변 사람들이 더 좋아해줘서 기분이 묘했어요. <br /><br />인터뷰도 여기저기서 들어오고, 마트에 장을 보러 가도 사람들이 알아봐주세요. 이런 변화가 얼떨떨하긴 하지만 스스로 달라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절이 있던 사람이다 보니 오만해 보인다거나 하는 게 싫어요. 지금 순간은 좋지만 이게 오래가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항상 하면서 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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