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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을 즐기는 '위험천만' 놀이터…'방탈출' 가보니

2019-11-04 1 Dailymotion

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송영훈·김미성 수습기자<br /><br /># 감금동의서 : 게임이 시작되면 60분 안에 탈출하라. 모든 비밀을 풀 때까지 당신은 이곳에 구속된다. 방 안에 있는 자물쇠, 카드, 블록 등에 힌트가 있다.<br /><br />25일 오후 4시 서울의 한 신종놀이시설 'A방탈출카페'는 6가지 테마방이 각각 밤 10시까지 예약이 가득 찬 가운데 손님맞이에 분주했다.<br /><br />감금동의서 서명 뒤 짤막한 설명을 마친 직원이 '비밀의 방' 문을 걸어 잠그고 나가면, 이제 방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10여개 남짓한 퀘스트(수수께끼)를 푸는 것.<br /><br />퀘스트는 블록 퍼즐 몇 조각 맞추기부터 복잡한 추론 문제까지 다양하다.<br /><br />이를 테면, 서랍에서 꺼낸 카드에 특수손전등을 비추면 알파벳 P가 나오고, 이를 토대로 옆에 있던 나뭇조각을 알파벳 P모양으로 결합해 단서를 찾는 식이다.<br /><br />최근 이같은 방탈출카페는 서울 강남, 건대, 신촌, 홍대 등을 중심으로 우후죽순 생겨나, 청소년부터 20대를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다.<br /><br />◇ "불나면 고립…화재 초기 다 죽을 것"<br /><br />하지만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소방전문가와 동행 취재한 결과, A방탈출카페에는 화재 등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br /><br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이용재 교수는 '비밀의 방'을 한 시간 동안 돌아본 뒤 "이곳에 불이 나면 안에 있던 사람들은 화재 초기 모두 사망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br /><br />가장 큰 위험은 사고가 났을 때 직원이 비상스위치를 누르지 않고 대피하는 경우로, 이때 방 안에 있던 이들은 모두 고립될 수 있다.<br /><br />특히 천장에 설치된 자동 화재탐지설비(열 감지센서)·스프링클러로는 화재 사망사고의 98%에 해당하는 질식사를 막기에 역부족이고, 일단 문이 잠기면 비상구 유도등 또한 무용지물일 뿐이다.<br /><br />창고나 화장실, 카운터 등이나 빌딩의 다른 층에서 화재 발생 시에도 고립된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은 상황 파악이나 대피가 늦어질 수 있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br /><br />서울 강남의 한 방탈출까페를 이용한 이모(27·여)씨는 "안에서는 퀘스트에 열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위험이 발생해도 쉽게 알아채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br /><br />게다가 취재진이 찾은 다른 일부 방탈출카페의 경우에는 소화기나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소방안전설비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br /><br />◇ '다중이용업소'에서 제외…허가·단속 규정 '모호'<br /><br />영화관이나 노래방, PC방 등의 경우 유사시 언제든 비상구를 통해 밖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해야 개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br /><br />이들 시설은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상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br /><br />하지만 생겨난 지 6개월된 신생업소인 방탈출카페는 특별법이 적용되지 않아, 개업 허가 기준이나 소방시설을 단속할 수 있는 규정은 현재까지 모호한 상태다.<br /><br />특별법에 따르면 특정 업종이 '다중이용업'으로 인정되는지 여부가 대통령령을 통해 개별적으로 정해지게 돼 있어, 신생업소가 등장하면 이에 대한 규제책을 마련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br /><br />소방당국 관계자는 "다중이용업소가 아니면 소방점검을 거치지 않고도 허가가 날 수 있다"며 "소방서 입장에서도 계도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br /><br />◇ 눈 뜨면 생겨나는 신종 업소, '원샷' 일괄규제해야<br /><br />전문가들은 '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업소 중 재난 발생 시 생명·신체·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높은 곳'이라면 일괄적으로 '다중이용업소'에 포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br /><br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신종으로 생겨나는 업종은 사실 방탈출카페 외에도 상당하다"며 "그런 업종이 생길 때마다 업종을 관리하는 부서를 다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털어놨다.<br /><br />한국화재소방학회 회장 김엽래 교수(경민대 안전관리학과)는 "현행법으로는 신종업종들이 다중이용업소에 바로 포함되기 어렵다"며 "공청회도 거치고 포럼도 거치고 법제처도 거치고 하다 보면 그동안은 단속도 못 하고, 소방시설도 제대로 구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br /><br />이용재 교수는 "앞으로 방탈출카페가 전국적으로 수천, 수만개가 생길지도 모르는데 그다음에 법을 만들면 뭐하냐"며 "애초에 '방'이 여러 개면 '다중이용업소'로 분리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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