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진행될 예정이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파행으로 얼룩졌다.<br /><br />지난 29일 교문위에서 소관 추가경정예산안이 여당의 불참 속에 야당 단독으로 표결 처리된 여파였다.<br /><br />당일 교문위 야당 의원들은 누리과정 예산 부담으로 급증한 지방교육채무 상환을 위한 예산 6000억 원을 정부가 제출한 추경에 새로 편성해 의결했다.<br /><br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부 동의 없는 예산 증액과 지출 항목 신설은 위헌"이라며 여당 반대에도 표결을 강행한 유성엽(국민의당) 교문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br /><br />헌법 57조는 '국회는 정부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br /><br />31일 인사청문회장에서도 여당 의원들은 이를 문제 삼아 사실상 청문회를 보이콧했다.<br /><br />여당 의원들은 애초 개회 예정 시각이던 오전 10시를 한참 넘긴 10시 55분에야 회의장에 입장했고, 이후에도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가며 유성엽 위원장을 성토했다.<br /><br />곽상도 의원은 교문위처럼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다른 상임위에서 예산을 증액할 때 해당 정부부처장 동의를 구한 사례를 나열하며 지난 29일 의결의 부당성을 지적했다.<br /><br />그러면서 곽 의원은 "위법하고 불공정하며 독단적인 유성엽 위원장의 회의 진행을 어떻게 따를 수 있겠느냐"며 유 위원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br /><br />이에 유성엽 위원장은 "예산 증액에 정부 동의를 구하지 않은 것은 깊게 고민한 결과"라며 "그 문제는 나중에 깊이 있게 논의하고 오늘은 인사청문회를 진행하자"고 말했다.<br /><br />그러나 이은재·이장우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의 유 위원장 사퇴 요구가 빗발쳤고, 이에 야당 의원들이 맞대응하면서 청문회장은 아수라장이 됐다.<br /><br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런 식으로 하면 여당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일부러 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여당 의원들을 겨냥했다.<br /><br />이 과정에서 안 의원은 국회의원 선수는 4선으로 같지만, 연배는 7년이나 위인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을 경칭 없이 "한선교!"라 호명했다 곧 사과하기도 했다. <br /><br />자신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줄기찬 사퇴 요구와 여야 간 고성이 이어지며 회의장이 난장판으로 변했지만, 유성엽 위원장도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br /><br />지난 29일 교문위 소관 추경안 의결 과정에 정부 동의를 구하지 않은 부분에 관해 유 위원장은 "헌법 57조의 '국회'는 일반적으로 '본회의'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br /><br />"따라서 상임위 차원의 예산 증액까지 정부 동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국회 스스로 정부 예산심의권을 위축시키는 행위"라는 설명이다.<br /><br />유 위원장은 야당의 사퇴 요구 역시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일축했고, 조윤선 후보자에게 "선서를 하라"며 청문회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br /><br />하지만 여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에게 선서를 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조 후보자는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br /><br />인사청문회장에 나온 국무위원 후보자 앞에서 벌이는 여야 '이전투구'는 갈수록 도가 심해졌고, 결국 유 위원장은 오전 11시 34분쯤 시작도 못한 회의의 정회를 선포했다.<br /><br />10여 분 뒤인 오후 12시 8분쯤 유 위원장이 회의 속개를 선언했지만, 회의장에 새누리당 의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br /><br />유 위원장은 "지각 입장에 청문회와 무관한 의사진행 발언으로 회의를 방해했다"며 여당 의원들을 비난했다.<br /><br />이어 유 위원장은 "점심식사와 야당 의원들이 조 후보자에게 요청한 자료 준비를 위해 정회했다가 오후 2시에 회의를 속개하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