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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역: 노숙인에서 작가로…다시 돌아온 서울역

2019-11-04 0 Dailymotion

‘울역’ 사람들이 과거 이야기를 할 때면 이런 말을 한다. <br /><br />“광장업계 사람들 과거 이야기에 '100% 사실'은 없다”<br /><br />과거에 잘나갔던 이야기. 여기까지 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 노숙인이라는 낙인을 떨치려 과거를 미화하거나 꾸며낼 수 있어서 그들 이야기를 전부는 믿을 수 없다는 얘기다.<br />그래서 이곳에서 과거 이야기는 ‘믿거나 말거나’이다. <br /><br />이 남자 이야기는 어떻게 들릴까? <br /><br />한때는 잘나갔다. <br /><br />수백만 원 하는 정장을 입고,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 자리에 앉아 외국 출장을 다녔다. 주위 사람들은 그를 부러워했다. 그에게 돈은 힘이자 권력이었다. <br /><br />그런데 사업이 실패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힘과 권력이었던 돈은 반대로 그를 옥죄기 시작했다. 그를 부러워하던 동료와 친구는 돈과 함께 떠나버렸다. <br /><br />신용불량자가 된 그를 받아 주는 곳은 일용직뿐이었다. 그마저도 몸을 다쳐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그 남자는 모든 것을 잃고 노숙인이 되었다.<br /><br />시작은 여수역이었다. 그곳에서 3년간 노숙하던 그는 무작정 서울역으로 올라왔다. 서울역 광장에 첫발을 딛던 순간 그 느낌… 서울역에는 그와 같은 노숙인들이 많았다. <br /><br />그때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 그를 부른 이는 광장 입구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한 노숙인 무리 중 우두머리 같은 사람(삼석이 형님)이었다.<br /><br />‘노숙인은 노숙인이 알아보는구나’<br /><br />그는 노숙인 무리로 걸어갔다. <br /><br />“너 여기 왜 왔냐?”<br /><br /><br />그들은 서울역에 새로 온 신입 노숙인에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는 함께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의 서울역 신고식은 그렇게 술 한 잔을 받으며 시작됐다. <br /><br />술자리가 무르익자 옆에 앉아 있던 '기철'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기타는 없었지만 허공에 튕기는 손놀림은 진짜 같았다.<br /><br />"Welcome to the Hotel California”<br /><br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 서울역에 온 그를 환영하는 노래였다. 기철은 앉은 상태로 그에게 다가왔다. 눈에는 닭똥 같은 눈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br /><br />Such a lovely place. Such a lovely place...<br /><br />“전국에서 일 년에 약 300명의 노숙인이 세상을 떠납니다”<br /><br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던 어느 날, 한 사회복지사가 들려준 얘기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화가 났다. <br /><br />‘노숙인은 인권이 없는가?’<br /><br />어떤 이유로, 무슨 잘못으로 노숙인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두고만 볼 수 없었다. <br /><br />‘더러운, 게으른, 못 배운....’<br /><br />노숙인에 대한 인식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열심히 일하면서 노숙생활을 벗어나려고 하는 ‘보이지 않는 노숙인’도 많지만, 사람들 눈에 비치는 것은 ‘보이는 노숙인’의 부정적인 이미지뿐이었다. <br /><br />그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노숙인에 관한 글이었다. 그는 자신이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 알렸다. 그들의 인권과 생명에 관한 이야기였다.<br /><br />그러자 노숙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냉담했던 사람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br /><br />‘사회 마음 한편에 숨어 있던 인간애들이 달려와 주었습니다. 멸시의 눈초리만 가득하다고 여겼던 세상에서 숱한 사랑이 튀어나와 주었습니다’ -웹툰 길리언 작가 후기 중<br /><br />그는 그때부터 노숙인을 위해 살기 시작했고 그걸 계기로 노숙인에서 벗어나게 됐다. <br /><br />그의 이름은 김태현. 그는 노숙인 웹툰 ‘길리언’ 작가로 더 유명하다.<br /><br />김태현 작가는 현재 종교계노숙인지원민관협력네트워크와 함께 노숙인에 대한 사회 인식을 개선하고, 노숙인들이 사회로 완전히 복귀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br /><br />“겉만 치유해서는 원상태로 돌아옵니다. 자활을 시도한 노숙인 중 성공하는 이는 1000명 중 1명입니다. 나머진 모두 노숙으로 돌아옵니다. 노숙인 마음의 상처를 알아주고 치료하는 것.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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