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 /><br />Q. 정치부 이동은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 기자, 특이한 사건이라 궁금한 게 많아요. 먼저 사건 정리를 좀 해 봅시다. 8월15일로 거슬러올라가는 거죠? <br><br>17톤 급 북한 배는 8월 15일 북한 김책항에서 19명을 태우고 러시아와 북한 해역을 돌아다니며 오징어를 잡았습니다. <br> <br>그런데 두달 뒤인 10월 말쯤 20대 초반 선원 두 명이 선장의 가혹행위에 불만을 가졌습니다. <br><br>이들은 또 다른 선원 한 명에게 "선장을 죽이자. 돼지잡듯 하면 된다. 둔기로 하면 된다"고 제안했습니다.<br> <br>이렇게 의기투합한 세 명이 선장을 비롯한 나머지 16명을 모두 살해한 사건입니다. <br><br>Q. 그래도 세 명이 16명을 살해하는 건 상상이 잘 안 갑니다. 구체적인 살해 과정이 취재가 됐습니까? <br><br>네, 선장을 살해하자고 제안한 선원 중 한 명이 배 앞머리에서 경계 근무를 서던 선원을 둔기로 살해했습니다. <br> <br>그러자 나머지 두 명이 이왕 벌어진 일이니 할 수 없다며 선미에 있던 선원도 둔기로 가격해 시체를 바다에 유기했습니다./ <br><br>Q. 그럼 원래 살해 목표였던 선장은 어떻게 했습니까? <br><br>선장은 조타실에 누워서 쉬고 있었습니다. <br> <br>이들은 선장도 둔기로 살해했고 시체를 해상에 유기했습니다. <br> <br>나머지 선원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자신들에게 위해를 가할 거라고 판단해서 남은 사람들도 모두 살해하기로 했습니다. <br><br>Q. 선장을 살해할 동안 다른 선원들은 뭘 하고 있었습니까? <br><br>시간대가 밤이어서 가능했습니다. <br> <br>이들은 취침 중이던 다른 선원들을 근무 교대 명목으로 두 명씩 사십분 간격으로 불러냈습니다. <br> <br>사십분 간격으로 시체를 유기하고 바닥 청소를 한 건데요. 선수와 선미에 한 명씩 서 있다가 올라오는 선원들을 살해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br> <br>모든 작업은 해뜨기 전에 종료됐습니다. <br><br>Q. 범행을 저지른 건 세 명인데, 우리가 붙잡은 선원은 두 명 뿐이에요. 한 명은 남한으로 오지 않은거죠? <br> <br>이 일을 주도한 두 명은 북한 자강도에 도망가서 살 생각이었습니다. <br> <br>나머지 한 명은 죽어도 고향에서 죽겠다고 해서 김책항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합니다. <br> <br>이들은 김책항에서 오징어를 팔아서 도피자금을 마련하려 했는데요. <br> <br>김책항에 도착하자마자 육지에 뛰어내린 선원이 기다리던 북한 당국 요원에게 잡혔고, 배에 있던 두 사람은 놀라서 무작정 남하했다고 합니다. <br><br>Q. 이 두 사람, 결국 NLL 부근까지 내려오다 우리 해군에 잡힌거네요. 우리 해군은 어떻게 알고 나포한 겁니까? <br><br>앞서 리포트에도 나왔지만 지난달 31일 우리 해군이 오징어잡이배를 NLL 인근에서 발견해 퇴거 조치를 했습니다. <br> <br>그런데 다음날 같은 배가 또 NLL을 넘어왔고요. <br> <br>해군이 경고를 했지만 계속 남하하자 11월 2일 오전 나포한 겁니다.<br><br>Q. 우리 정부는 이렇게 살인 사건을 저지른 범죄자라서 북으로 보냈다고 발표했는데, 살인 사건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br><br>아니요. 자백 말고 명백한 증거는 없습니다. 선원들의 시체와 살인에 사용한 둔기는 전부 바다에 유기했기 때문입니다. <br> <br>증거가 될 수 있는 오징어잡이배는 북한에서 조사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서 내일 북한에 보낸다고 합니다. <br><br>Q. 그런데, 선원 두 명은 북으로 안 가겠다. 귀순의사를 밝혔다는 거죠? <br><br>둘 다 검거된 이후에 귀순의사를 밝혔습니다. <br><br>하지만 통일부 당국자는 "계속 도망다니다가 귀순 의사를 밝힌 경우라서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br><br>Q. 잡힌지 5일 만에 추방인데, 진위를 파악하기엔 너무 빨리 보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br><br>통일부 당국자는 "통상 3~5일 정도가 걸린다"고 했는데요. <br> <br>청와대 비서실 관계자가 받은 문자를 보면 국정원과 통일부간 입장이 다르다고 돼 있습니다. <br> <br>국정원은 조사를 더 하고 싶었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원하는 통일부는 빨리 추방을 하려고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br><br>지금까지 정치부 이동은 기자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