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피고인으로서 처음으로 법정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에 모여 있던 시민들 사이에선 비판과 응원으로 나뉜 두 갈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br /><br />조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첫 공판기일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검찰이 조 전 장관을 기소한 지 5개월만이자 앞선 8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며 혹독한 논란에 휩싸인 지 9개월 만이다.<br /><br />양복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한 조 전 장관이 법원 출입구에 모여 있던 취재진 앞에 서자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시민은 “조국, 머리 숙여 XX"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민은 “조국, 힘내라”라며 조 전 장관을 응원했다.<br /><br />이 같은 정반대의 목소리는 조 전 장관이 1분 가량 발언을 이어가는 내내 경쟁하듯 이어졌다. 한 쪽이 “조국을 즉각 구속하라”, “부인 정경심 구속 기간도 연장돼야 한다”고 외치면, 다른 한 쪽에선 “조국은 죄가 없다”, “정경심도 무죄다”라고 맞받았다.<br /><br />이런 혼란상의 한 가운데 선 조 전 장관은 “작년에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에 저를 최종 목표로 하는 검찰의 전방위적, 저인망 수사가 있었고 마침내 기소까지 됐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밝혔다.<br /><br />그는 “검찰이 왜곡하고 과장한 혐의에 대해 사실과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고 했다. 검찰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는 한편, 무혐의를 주장해 온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br /><br />지지자들과 비판자들의 엇갈린 목소리는 조 전 장관이 발언을 마치고 법원으로 입장한 뒤에도 한동안 이어졌다.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된 만큼,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br /><br />조 전 장관에게 날선 비판을 보낸 이들은 그가 출석하기 30분 전부터 포토라인 근처에서 ‘부끄러운 조국’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대기했다.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는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으로서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일 뿐”이라며 직접 재판 방청을 하기도 했다.<br /><br />재판부는 이날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 감찰 중단을 결정한 혐의를 먼저 심리했다. 조 전 장관은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특별감찰반이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뇌물 수수 등 중대 비위 혐의를 확인했음에도 직권을 남용해 감찰을 중단시키고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는다.<br /><br />법정에 선 조 전 장관은 직권을 남용한 감찰 무마가 아니라, 권한 내에서 정상적으로 감찰을 종료한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재판부는 이후 오후에도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