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박종철들과 함께'…박종철 벤치 설치<br /><br />[앵커]<br /><br />서울 관악구에는 고(故) 박종철 열사를 추모하는 벤치가 마련됐습니다.<br /><br />치열했던 1987년의 박 열사와 마주 앉아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됐습니다.<br /><br />최지숙 기자입니다.<br /><br />[기자]<br /><br />'조사관이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br /><br />1987년 1월, 서울대 재학생이었던 고(故) 박종철 열사가 모진 고문 끝에 숨을 거둔 옛 남영동 대공분실.<br /><br />고문 사실을 숨기기 위한 수사기관의 거짓 해명은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습니다.<br /><br />민주항쟁 33주년인 올해, 서울 관악구 박종철 거리에는 생전 박 열사의 모습을 본뜬 동상과 벤치가 마련됐습니다.<br /><br />벤치에는 1986년 7월, 박 열사가 구속 상태에서 썼던 편지의 한 구절이 오롯이 새겨졌습니다.<br /><br />동생의 동상을 몇 번이고 어루만지며, 박 열사의 누나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습니다.<br /><br /> "33년 됐는데 매일 매일 보고싶고…"<br /><br />오랜 세월만큼 희미해지는 기억도 있지만, 오히려 그리움은 커졌다고 박 열사의 형은 말합니다.<br /><br /> "시간이 갈수록 더 보고싶고 없는 자의 빈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종철이를 기억해내고 만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를 만나고 민주주의를 공부하는 과정이라고 믿습니다."<br /><br />박종철 벤치에는 박 열사를 추억하는 이들의 행렬이 종일 이어졌습니다.<br /><br />함께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알려지고 한 달 뒤 체포됐었다는 대학 후배는 목숨을 빚진 것과 같다며 그를 추모했습니다.<br /><br /> "제가 살아있는 것이 어떻게 보면 종철이 형에게 빚져있는…. 뜻을 이어받기 위해 뭘 어떻게 할 것인가, 항상 살아가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분이죠."<br /><br />박종철 벤치는 서울대 동문들의 모금과 관악구의 지원으로 서울대 미술대학에서 제작했습니다.<br /><br />박종철 거리 일대에는 박종철 열사를 기리는 기념관과 기념 공원도 조성될 예정입니다.<br /><br />자신을 바쳐 민주주의 꽃을 피웠던 청년 박종철,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발걸음과 함께 민주주의의 역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br /><br />연합뉴스TV 최지숙입니다. (js173@yna.oc.kr)<br /><b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br /><br />(끝)<br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