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 X-RAY에 찍힌 물체…정체는 ’총알’ <br />6·25 전쟁 때 오빠의 총기 격발 사고로 다쳐 <br />’총알 안 박혔다’ 동네 의원 말 믿고 70년 흘러<br /><br /> <br />무릎 수술을 받으러 병원을 찾은 80대 할머니의 몸에서 총알이 발견됐습니다. <br /> <br />6.25 전쟁 당시 오빠가 가지고 놀던 총기에서 발사된 실탄이 지금까지 몸속에 남아 있었는데, 당시 우리 국민의 참혹했던 생활상이 담겨 있었습니다. <br /> <br />차상은 기자입니다. <br /> <br />[기자] <br />황정혜 할머니는 최근 부산의 한 병원을 찾았습니다. <br /> <br />여든이 넘은 나이 때문에 무릎이 성치 않아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 위해섭니다. <br /> <br />그런데 수술을 앞두고 찍은 X-RAY에 손가락 한 마디보다 작은 무언가가 찍혔습니다. <br /> <br />다리에 박혀 있던 건 다름 아닌 총알이었습니다. <br /> <br />황 할머니는 11살이었던 70년 전 기억을 더듬었습니다. <br /> <br />6.25 전쟁으로 버려진 총탄이 널려있던 시기. <br /> <br />오빠가 엉성하게 만든 총에서 실탄이 발사된 겁니다. <br /> <br />[황정혜 / 70년 전 박힌 총알 제거 수술 : (오빠가) 뭘 만지더니 '탕' 소리가 나더라고요. 총 맞으면 죽는 줄 알고 아버지 나 죽으면 어떡하느냐고 막 울었어요.] <br /> <br />총에 맞은 황 할머니는 아버지에게 업혀 곧바로 동네 의원으로 달려갔습니다. <br /> <br />당시 열악했던 사정상 제대로 된 검사를 받지 못하고 총알이 몸속에 없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br /> <br />할머니 다리에 박힌 총알은 7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심하게 부식됐지만, 다행히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br /> <br />황 할머니도 네 자녀를 무사히 길러냈습니다. <br /> <br />[한현민 / 부산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 총알이 다리로 가는 신경, 혈관과 비교적 멀리 있어서 환자분도 불편함이 없었고 제거하는데도 별문제가 없어 다행스러웠습니다.] <br /> <br />의료진은 황 할머니의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하는 동시에 몸속에 있던 총알도 안전하게 제거했습니다. <br /> <br />전쟁 속에서 겪은 할머니의 상처도 이제야 조금씩 아물기 시작했습니다. <br /> <br />[황정혜 / 70년 전 박힌 총알 제거 수술 : 우리 오빠가 살아 있으면 추억이라고 할지 몰라도 눈물밖에 안나요. 살아있으면 총알 파냈다고 웃으면서 만나서 이야기도 해볼 텐데 돌아가셨어요.] <br /> <br />버려진 총알이 동네 곳곳에 널려있었다고 기억하는 황 할머니의 말 속에는 우리 민족의 비극이 생생하게 녹아 있었습니다. <br /> <br />YTN 차상은[chase@ytn.co.kr]입니다. <br /> <br /> <b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 (중략)<br /><br />▶ 기사 원문 : https://www.ytn.co.kr/_ln/0115_202006152242179489<br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social@ytn.co.kr, #2424<br /><br />▣ YTN 데일리모션 채널 구독 : http://goo.gl/oXJWJs<br /><br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