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 /><br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북한 대사관입니다. <br> <br>제가 유럽특파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던 지난해 1월3일<br> <br>조성길 북한 대사대리가 잠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br> <br>당시 현장 곳곳을 취재한 기억이 생생한데요. <br> <br>조 대사대리는 이탈리아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며 대사를 추방하면서 사실상, 대사관 1인자였습니다. <br> <br>그런데, 임기를 마치고 평양 복귀 직전, 그가 사라졌습니다. <br> <br>가족과 베니스 여행을 떠나겠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말이죠. <br> <br>[안토니오 라치 / 전 이탈리아 상원의원 <br>"(만남 당시 조 대사대리가) ‘가족들이 임기 내내 대사관과 학교 안에만 있었기 때문에 데리고 다니면서 (이탈리아를) 보여주고 싶다. 그 다음주에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br> <br>당시 현지 언론들은 그의 도주에 미국 CIA가 관여했으며, 그가 미국행을 원한다고 보도했습니다. <br> <br>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죠. <br> <br>2차 북미 정상회담 협상이 급물살을 타던 터라 미국도 그를 받아들이기엔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br> <br>그가 유럽 제3국 어딘가에 머무르고 있다는 선에서 당시 제 취재는 일단락됐습니다. <br> <br>그런데요. 그가 생존하고 있는 곳 바로 대한민국이었습니다. <br><br>지난해 7월부터 한국에 와 있었다는 소식인데요. <br> <br>워낙 고위급 인사라 남북 관계에도 파장이 예상됩니다. <br> <br>먼저,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입국했고,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유주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br><br>[리포트]<br>지난 2018년 11월 로마 북한 대사관을 나와 돌연 잠적한 조성길 전 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가 한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br> <br>전해철 국회 정보위원장은 "지난해 7월 자진해 한국에 왔고 수차례 한국에 오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br> <br>지난해 8월 국정원은 조 전 대사대리 소재에 대해 함구했었는데 <br> <br>[이은재 / 전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지난해 8월)] <br>"이태리는 떠났고 신변은 어딘가에서 보호를 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보호하고 있다고는 얘기 안 했고요." <br> <br>이미 국내로 데려와 보호 중이었던 겁니다. <br> <br>잠적 후 한국으로 오기까지 8개월이 걸렸는데 정보 소식통은 "추진하던 제3국 망명이 거부됐고 한국행을 설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습니다. <br> <br>조 전 대사대리는 서방 국가 한국 대사관에서 긴급 여권을 만든 뒤 부인, 아들과 함께 인천공항으로 들어왔습니다. <br> <br>[강경화 / 외교부 장관] <br>"외교부가 할 역할은 충분히 했습니다만 상세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고 답을 드리겠습니다." <br> <br>대사급 탈북은 1997년 장승길 주이집트 북한대사의 미국 망명 이후 20여 년만으로 김정은 체제에서는 처음입니다. <br> <br>조 전 대사대리는 국정원의 관리를 받으며 외부 노출 없이 대북 정보 분야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r> <br>채널A 뉴스 유주은입니다. <br> <br>유주은기자 grace@donga.com <br>영상취재 : 한규성 <br>영상편집 : 오영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