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 /><br />북한군 피격으로 숨진 공무원 이모 씨 사건, 아직 의문점이 많죠. 특히 고인이 월북했을 거라고 성급히 결론내린 듯한 정황이 속속 나옵니다. <br> <br>이 씨가 실종 직전 꽃게 구매대행을 진행했다는 사실도 채널에이에서 단독으로 보도해드린 바 있는데 해경도 이런 사실을 중간수사 결과 발표 전, 직접 확인했다는 정황이 저희 추가 취재로 드러났습니다. <br> <br>또 하나의 월북 근거였던, 해경의 인체모형 표류 실험도, 사실상 엉터리였습니다. <br><br>먼저 남영주 기자, 이어서 김민곤 기자가 보도합니다<br><br>[리포트]<br>공무원 이모 씨가 실종된 날은 누나에게 꽃게를 보내겠다고 한 당일이었습니다. <br> <br>가족들이 구매자를 모으면 자신이 꽃게를 싸게 사서 1kg 당 8천 원에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한 겁니다. <br> <br>실종 직전까지도 꽃게 구매 대행일을 한건데 지난달 29일, 해경의 중간 수사발표에는 이런 내용이 빠졌습니다. <br> <br>[윤성현 /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지난달 29일)] <br>"북측에 월북의사를 표명한 정황, 그리고 표류 예측 분석결과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br> <br>채널A 취재 결과 해경은 이 씨에게 꽃게를 공급하기로 한 판매자를 찾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br><br>이 씨와 함께 무궁화 10호에 탔던 동료 15명 중 5명도 해경 조사에서 이 씨를 통해 꽃게를 사려고 돈을 입금했다고 진술했습니다. <br> <br>해경이 꽃게 판매자와 구매자를 확인한 건 모두 중간수사 결과 발표 전입니다. <br><br>해경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발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당시 이 씨의 계좌 내역을 확보하지 못해 구매 대행 사실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br> <br>실족사고와 극단적 선택, 월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했다는 해경의 설명과 달리, '월북'에만 초점을 맞춰 결론을 내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br> <br>채널A 뉴스 남영주입니다. <br> <br>dragonball@donga.com <br>영상취재 : 김명철 <br>영상편집 : 손진석<br><br>==<br><br>해경은 지난달 25일, 무궁화 10호 난간에 남아있는 지문을 채취했습니다. <br><br>이 씨가 배를 이탈하는 과정에서 난간에 흔적이 남았을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서입니다. <br><br>그런데 지문 감식 결과 난간에서 이 씨의 지문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br><br>난간 높이는 1.2m로 키 180cm인 이 씨가 손을 짚지 않고 넘기는 쉽지 않습니다. <br><br>월북 의도를 갖고 배에서 이탈했다고 단정 짓기에는 의문이 남는 대목입니다.<br><br>하지만 해경 관계자는 "강한 바람과 바닷물의 염분 탓에 지문이 제대로 채취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br><br>앞서 해경은 고장 난 선내 CCTV가 외부의 힘으로 파손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포렌식을 의뢰했습니다. <br><br>[윤성현 /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 (지난달 29일)]<br>"실종 전날인 9월 20일 오전 8시 2분까지 동영상이 저장돼있고, 정밀감식을 위해 CCTV 하드디스크 원본 등을 국과수에 제출했으며…."<br><br>감식 결과 CCTV는 전원 공급 불량으로 녹화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br><br>해경은 지난달 26일 인체 모형을 바다에 빠뜨려 이동 경로를 살펴보는 표류 실험도 했지만 실험 46분 만에 모형이 사라져 실험이 중단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br><br>야당은 "실패한 실험을 월북 근거로 삼았다"며 짜 맞추기 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br><br>해경은 "모형이 소실되기 전까지 파악한 동선은 예상 동선과 유사했다"며 "실험은 실패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br><br>실험 중단 이유에 대해서도 이 씨 실종 당시와 동일한 조건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br><br>채널A뉴스 김민곤입니다.<br><br>imgone@donga.com<br>영상편집: 김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