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 /><br />이건희 회장이 직접 쓴 저서는 딱 한권 있습니다. <br><br>“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br><br>1997년 동아일보에 연재한 칼럼을 엮은 겁니다. <br><br>대기업 회장이 신문에 글을 기고했던 것도 색다르게 다가오지만 23년 전에 썼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br>적확하게 미래를 예견한 게 더 놀랍습니다. <br><br>인터넷도 낯설던 시절에 이미 무점포 시대가 열린다, 내다봤습니다. <br><br>박정서 기자가 다시 한번 읽어봅니다.<br><br>[리포트]<br>"사무실이 필요없는 시대(Officeless)에 살고 있는 것이다." <br>"바야흐로 무점포 시대(Storeless)가 오고 있는 것이다." <br><br>이건희 회장은 지난 1997년 동아일보에 연재한 칼럼에서 '무점포 시대'를 예고했습니다. <br> <br>종이도 사무실도 필요없고, 배달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음식점까지 생겨난다는 취지. <br> <br>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태동할 무렵인 23년 전 이미 '정보화를 통한 비용 절감'을 강조한 겁니다. <br> <br>지난 1994년 학력과 성별 철폐를 골자로 한 '열린 인사 개혁안'을 내놓았던 이 회장. <br> <br>에세이에선 여성 없인 미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br> <br>[이건희 / 삼성전자 회장 (1993년 7월)] <br>"이제는 한국도 21세기 가까워지고 앞으로 남녀 평등이 눈앞에 와있어. 법으로 하기 전에 삼성이 먼저 하라, 이 이야기지." <br> <br>국가 차원에서 저렴한 비용의 탁아소나 유치원을 많이 짓는 등 여성의 사회생활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br> <br>기업 규제 논란이 여전히 화두인 가운데 <br> <br>이 회장은 23년 전 글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산업 구조는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습니다. <br> <br>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풀어 세계화의 흐름을 수용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br> <br>이 회장의 디자인 경영 철학도 엿볼 수 있습니다. <br> <br>일본 마쓰시타는 디자이너가 450명인데, 삼성전자는 130명에 불과하다며 스스로를 비판했습니다. <br> <br>이 회장은 8년 후, 밀라노에서 열린 디자인전략회의에서 프리미엄 가구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감성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고 다시 언급했습니다.<br> <br>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623억 달러로 세계 5위. <br> <br>지금의 삼성을 있게 한 글로벌 경영 철학도 눈에 띕니다. <br> <br>"제품 경쟁은 국가간 경쟁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우물 안 개구리식 발상'을 버려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br> <br>'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던 이건희 회장. <br> <br>책이 나온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시대를 앞서간 이 회장의 통찰을 다시 곱씹어볼만 합니다. <br> <br>채널A 뉴스 박정서입니다. <br> <br>emotion@donga.com <br>영상편집: 이혜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