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 /><br />호루라기 소리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돌던 시기. <br><br>중국 당국은 사태를 은폐했지만 목숨 걸었던 내부고발자들, 있었습니다. <br><br>리원량. 최초의 내부고발자였던 젊은 의사, 아직 잊진, 않으셨죠. 리원량이 사망한지 1년이 됐습니다. <br><br>"건강한 사회엔 하나의 목소리만 있어선 안 된다"는 말을 남겼는데요. 1년 전에도 지금도 중국 당국은 이 목소리를 무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br><br>성혜란 특파원입니다.<br><br>[리포트]<br>건물 옥상엔 철거용 장비가 올라가 있고, 인부들은 부서진 유리창 사이로 철근을 내던집니다. <br> <br>[왕펑/ 베이징 설치 예술가]<br>"(대략 8일째인가요?) 네 29일 아침 7시, 철거를 시작했습니다. 이 길목 끝부터 저 끝까지 경찰 수백 명이 서 있었습니다." <br><br>4년 전 빚을 내 어렵게 마련한 3층짜리 작업실은 당국의 결정에 폐허가 됐습니다.<br><br>"이곳은 원래대로라면 리원량 의사의 추모 작품들이 전시되었을 공간인데요. 철거 작업이 진행된 뒤, 건물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있습니다." <br> <br>왕펑 씨는 베이징 시와 불법 건축 여부를 두고 몇년째 법정다툼을 벌여 왔는데, <br><br>전시회를 그만두란 만류를 어기자 갑자기 철거가 이뤄졌다고 말합니다. <br> <br>[왕펑/ 베이징 설치 예술가]<br>"(국가안보부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국가는 리원량을 잊고 싶어하고, 전시회가 정치색을 띠며 언론 매체가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br> <br>지난 2019년 말, "사스 의심 환자가 입원했다"며 코로나19 존재를 처음 알렸던 30대 안과 의사 리원량, <br> <br>'유언비어 유포자'로 낙인 찍혔던 그는 코로나에 감염돼 숨진 뒤에야 뒤늦게 열사로 추대됐습니다. <br> <br>하지만, 사망 1주기인 오늘도 공식 행사 없이 SNS에만 추모 행렬이 몰렸고, 우한 열사 추모 공원엔 한때 리원량의 이름만 가려지기도 했습니다.<br> <br>[왕펑/ 베이징 설치 예술가]<br>"리원량은 중국인들에게 정상적인 나라라면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렸다고 생각합니다." <br> <br>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성혜란입니다. <br> <br>saint@donga.com <br>영상취재 : 리짜오시(VJ) <br>영상편집 :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