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 지역마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 ASF를 차단하기 위해 철제 울타리를 이중, 삼중 설치했는데요. <br /> <br />정작 바이러스는 막지 못했는데 애먼 야생동물들이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br /> <br />홍성욱 기자입니다. <br /> <br />[기자] <br />지난해 4월, 강원도 양구 산간 도로. <br /> <br />갈 곳 잃은 산양 한 마리가 도로 위를 서성입니다. <br /> <br />인기척에 놀라 달아나지만, 철제 그물 울타리를 들이받고 멈춰 서길 반복합니다. <br /> <br />지난달 강원도 인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br /> <br />도로로 내려온 산양이 가드레일과 ASF 울타리 사이에 끼어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br /> <br />[박광용 / 산양 촬영 제보자 : 돼지 열병 때문에 차단하기는 했지만, 동물들이 이동 경로가 막혀서 안타까운 마음에 제보하게 됐어요.] <br /> <br />울타리에 길 잃은 산양이 개에 물려 죽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br /> <br />사람이 있었지만 역시 울타리에 가로막혀 소리치는 게 전부였습니다. <br /> <br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을 위해 설치한 광역 철제 울타리. <br /> <br />멧돼지 이동을 막기 위해 960억 원을 들여 접경지역에 이중 삼중으로 무려 1,200km에 달하는 구간에 설치했습니다. <br /> <br />하지만 멧돼지뿐만 아니라 토끼와 고라니 등 다른 야생동물부터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산양까지 이 울타리에 가로막혀 이동을 못 해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br /> <br />울타리 설치로 야생동물이 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도로 한쪽에만 설치해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br /> <br />오히려 개체군을 고립시킨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옵니다. <br /> <br />[조영석 / 대구대학교 생물교육과 교수 : 근친(교배)을 피하려고 멀리 분산을 해요. 최소한 수컷이라도. 분산을 못 하게 막히게 되니까 근친 교배를 하게 되면 그런 유전병들이 많이 나와요. 그런 문제들 때문에 유전적 다양성이 떨어지는 게 큰 문제가 되죠.] <br /> <br />환경부는 ASF 차단을 위해선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br /> <br />[환경부 관계자 : 중장기적으로 해야 하는데 지금 방법으로서는 크게 없는 것 같아요.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게 그런 부분을 해야 하는데….] <br /> <br />접경지역과 거리가 먼 강원 남동부 지역까지 ASF 바이러스가 퍼지며 광역 울타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계속 이어지는 상황. <br /> <br />애먼 야생 동물만 수난을 겪으며 애물단지로 남는 건 아닌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br /> <br />YTN 홍성욱입니다. <br /> <br /> <br /> <br />※ '당신의 제보가 뉴스... (중략)<br /><br />▶ 기사 원문 : https://www.ytn.co.kr/_ln/0115_202102080221527662<br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social@ytn.co.kr, #2424<br /><br />▣ YTN 데일리모션 채널 구독 : http://goo.gl/oXJWJs<br /><br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