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동탄에 있는 영어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벌레가 든 밥을 급식으로 먹여왔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br /><br />어떻게 아이들에게 이런 짓을 할까 싶은데 처벌 규정 없어 손 놓을 수밖에 없단 교육청 답변에 부모님들 더 분통이 터집니다.<br /><br />장하얀 기자입니다.<br /><br />[리포트]<br />밥솥을 열자 물에 불려둔 쌀이 보입니다.<br /><br />자세히 살펴보니 벌레가 죽어있습니다.<br /><br />이 상태로 밥을 지어 아이들에게 먹였고,<br /><br />교사는 식판에서 벌레를 빼내기도 합니다.<br /><br />지난해 3월 문을 연 동탄신도시 영어유치원에서 원생들에게 제공해 온 급식입니다.<br /><br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엄마들은 억장이 무너집니다.<br /><br />[A 씨 / ○○영어유치원 학부모]<br />"애가 먹어왔다는 사실 자체도 너무 화가 나고 슬프고 그런데도 아이들은 너무 해맑게 받아들이고 온 1년이라는 시간이잖아요."<br /><br />[B 씨 / ○○영어유치원 학부모]<br />"매일매일 식단표 사진이 올라왔어요. 근데 그 사진들은 아이들을 먹였던 사진이 아니었던 거죠. (원장은) 당당하게 좋은 거 먹이고 있다고."<br /><br />벌레밥 뿐만이 아니었습니다.<br /><br />유치원 냉장고 안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습니다.<br /><br />유통기한이 두 달에서 최대 8개월이나 지난 간식을 아이들에게 제공해 온 겁니다.<br /><br />교사들은 불량 급식을 제공하는 원장의 행동을 문제삼기 위해 하나 둘 증거를 모았습니다.<br /><br />하지만 원장은 교사들의 지적에 오히려 소송을 걸겠다고 압박했습니다.<br /><br />[○○영어유치원 교사]<br />"원장이 몰래 아침에 와서 밥을 준비하고 쓰레기를 상가 화장실에 버려요. (저희한테) 민사 (소송을) 걸겠다 이런 얘기도 하고 그래서."<br /><br />참다못한 교사들이 지난해 11월 관할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br /><br />교육청 현장 점검 때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br /><br />거기다 해당 유치원은 '학원'으로 등록 돼 있어 학교급식법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br /><br />딱히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는 겁니다.<br /><br />[교육청 관계자]<br />"학원 같은 경우는 (국가)지원금이 따로 없잖아요. 학원법 내에서는 유통기한 지난 것에 어떤 처분, (처벌)조항은 없어요."<br /><br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원장은 지난 6일, 코로나19 확산 방지 등을 이유로 유치원을 임시 폐쇄하고 잠적했습니다.<br /><br />취재진은 원장의 입장을 들으려 여러번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br /><br />채널A 뉴스 장하얀입니다.<br /><br />jwhite@donga.com<br />영상취재: 박찬기 강철규<br />영상편집: 변은민<br /><br />※해당 유치원 원장은 보도 이후 취재진에게 다음과 같이 알려왔습니다.<br />원장은 "지난해 3월부터 급식 업체를 이용했으며, 보도에 나온 밥솥과 냉동식품은 아이들이 아닌 직원들의 식사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br />이어 "경영악화로 지난 6일 폐원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