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사고 노동자 이튿날까지 방치…생일날 주검으로<br /><br />[앵커]<br /><br />광주의 한 아파트 건설 공사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사고 직후부터 홀로 방치됐다가 다음 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br /><br />그날은 숨진 노동자의 59번째 생일이었습니다.<br /><br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조차 지켜지지 않았습니다.<br /><br />유족은 경찰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br /><br />김경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br /><br />[기자]<br /><br />59살 백모씨가 광주의 한 아파트 건설 공사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달 26일 아침 6시 반입니다.<br /><br />아파트 계단 사이에 쓰러져 있던 백씨는 아침에 출근한 동료에 의해 발견됐습니다.<br /><br />사인은 충격에 의한 뇌출혈로 추정됐습니다.<br /><br />사고 추정 시각은 발견 하루 전인 지난달 25일 오후.<br /><br />최소 14시간 이상은 방치된 것으로 보입니다.<br /><br />현장에는 30여 개 업체에서 나온 100여 명의 인력 있었지만 아무도 백씨의 사고를 알지 못했습니다.<br /><br />기본적인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br /><br />안전관리자가 한 번만 현장을 둘러봤더라면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br /><br />출퇴근 명부만 제대로 관리됐더라면 백씨를 일찍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br /><br /> "(나갈 때 출입자 명부 작성 안 해요?) 여기요? 네 여기는 안 해요. 안 했어요."<br /><br />유족은 허망한 죽음에 분통을 터트렸습니다.<br /><br /> "분명히 누구든 돌아볼 수 있었던 거 아닌가요. 살아 계셨을 수도 있잖아요. 거기 누워서 누가 자기 발견해주기만을 기다리면서…"<br /><br />아파트 건설사는 책임을 인정했습니다.<br /><br /> "관리 미흡으로 사고가 발생했는데, 정말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br /><br />경찰과 노동청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br /><br />백씨 가족들은 경찰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br /><br />실종 신고를 하고 CCTV 확인과 현장 수색 등을 요청했지만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br /><br /> "(혹시라도 현장에서 다쳐서 있는 거면 어떻게 해요?) 근무가 끝나면 다 확인하고 잠가버려서 관리자가 없어요. 문이 잠겨서."<br /><br />이에 대해 경찰은 강제로 문을 열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br /><br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br /><b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br /><br />(끝)<br /><b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