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 /><br />경복궁 안에서 대형 화장실 터가 처음으로 발굴됐습니다. <br> <br>150년 전에도 현대식 정화조와 닮은 시설을 썼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br> <br>이현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br><br>[리포트]<br>화장실 터가 발굴된 곳은 경복궁 중심에서 벗어난 동궁 남쪽. <br> <br>도면에 뒷간을 뜻하는 측(厠) 또는 측간(厠間)이라고 표기된 곳입니다. <br> <br>흙에서는 그램당 1만 8000건의 기생충 알과 채소 씨앗들이 검출됐습니다. <br> <br>이 곳이 대형 화장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br> <br>조선 궁궐에서 화장실 터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br> <br>[김인규 /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소장] <br>"(그동안) 왕이나 왕비, 왕세자 등 고위층이 살았던 지역을 발굴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매화틀이라든지 다른 방식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br> <br>길이 10.4m, 너비 1.4m의 직사각형 모양에 1.8m 깊이의 구덩이가 파여 있는 형태. <br> <br>기둥과 기둥 사이 한 칸 씩 모두 4칸에는 각각 문 2개와 변기 2개의 흔적이 있습니다. <br> <br>한 번에 8명, 하루 150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br><br>"이번에 발굴된 대형 화장실 유구의 정화 시설인데, 입수구가 출수구보다 낮습니다. <br> <br>찌꺼기는 가라앉고 차오른 물과 부산물만 배출하는 구조입니다." <br> <br>미생물로 분뇨를 처리하는 현대식 정화조와 닮았습니다. <br> <br>발효 과정에서 악취와 독소가 빠진 분뇨는 모아서 비료로 쓸 수 있습니다. <br> <br>[이장훈/한국생활악취연구소 소장] <br>"유럽은 오래된 성일수록 화장실 자체가 없습니다. (분뇨를) 저장해서 처리하기 위해서 모으는 문화의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br> <br>연대 분석 결과 1868년 경복궁 중건 때 건축돼 20여 년 동안 쓰인 것으로 보입니다. <br> <br>발굴 위치로 보면, 왕세자가 머무는 동궁 관련, 하급 관리와 궁녀, 그리고 궁궐을 지키는 군인들이 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br> <br>채널A 뉴스 이현용입니다. <br> <br>hy2@donga.com <br>영상취재: 이호영 <br>영상편집: 변은민 <br>그래픽: 윤승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