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흰머리에 금테 안경, 깡마른 체구는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킨다.<br />지적인 이미지에 걸맞게 5개 국어를 구사하고, 미국에서 미생물학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는 백낙현(58) 씨.<br />그는 지금 산중에 산다. 닭똥을 소중하게 다루고, 자신의 소변까지 정성껏 모으며.<br />산중에서 자급자족하기 위해 지금껏 쌓아온 전문 지식을 총동원하며 10년째 살아가는 중이다.<br />아버지가 물려주신 산속 땅에 자리잡은 그는 자신만의 방식대로 또 다른 세상을 꾸렸다.<br />없는 기술에 혼자 집을 짓느라 쓰러지는 일도, 크게 다치는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번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br />폐자재와 고사목, 강가에 돌을 주워와 완성된 그의 세상.<br />여름용, 겨울용 집이 따로 있고, 강가엔 삼복더위를 피할 수 있는 ‘복중하우스’라 명명한 별채도 있다.<br />미생물학 전공자 답게 질소성분이 풍부한 소변을 거름으로 활용할 줄 알고, 생장요인이 다른 채소들을 구분해 텃밭도 따로따로 만들어뒀다.<br />버려진 파이프로 메기를 잡고, 누군가 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