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한일 관계에 대해 수교 이래 최악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br /> <br />하지만 지금도 일본 각지에는 한국과 뿌리 깊은 인연이 남아있는 곳이 적지 않은데요. <br /> <br />400여 년 전 전쟁의 역사를 뛰어넘어 한국과 친구가 된 후손들의 이야기를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br /> <br />[기자] <br />일본 시코쿠의 소도시 오즈. <br /> <br />시민회관 앞에 서 있는 위령비는 정유재란 당시 이곳에 포로로 끌려온 조선 유학자 강항을 기리는 것입니다. <br /> <br />30년 전 비석을 세우기 위해 재일동포와 일본인들은 함께 기금을 모았고 시는 기꺼이 땅을 내줬습니다. <br /> <br />그 산파 역할을 한 사람이 당시 시청 문화 과장이던 무라카미 씨입니다. <br /> <br />[무라카미 츠네오 / 전 오즈시 공무원 : 일본에 유학을 전한 강항에 대한 기술이 교과서에 없습니다. 일본 교육 문화의 역사를 바꾼 인물인데 말이죠. 이래서는 안되겠다 생각했어요.] <br /> <br />한국 지인들의 도움으로 사료를 찾아 연구한 결과를 책으로 펴냈고, 그 뒤 함께 강항을 공부하는 동료도 생겼습니다. <br /> <br />[무라카미 츠네오 / 전 오즈시 공무원 : (일본군에게) 자식을 둘이나 잃고 일족도 모두 죽임을 당했는데 그 증오와 고통의 일본에 학문을 전달했습니다. 그 모습을 생각하고 감동했습니다.] <br /> <br />인근 이마바리 시에 사는 무라세 씨는 명량해전에서 싸운 일본 수군의 후손입니다. <br /> <br />당시 조선 사람들이 숨진 적군의 시신을 거둬 무덤을 만들어 줬다는 얘기를 처음 듣고 주저 없이 진도까지 찾아갔습니다. <br /> <br />어떻게든 감사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br /> <br />[무라세 마키오 / 사업가 : (처음 갈 때는) '두들겨 맞을 것을 각오하고 가라'는 말도 들었는데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진도 주민들이) '우리를 따뜻하게 봐 주는구나' 하는 것을 정말 많이 느꼈습니다.] <br /> <br />그 뒤 16년째 매년 전남 진도를 찾아 이순신 장군을 참배하고 주민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br /> <br />[무라세 마키오 / 사업가 : 이렇게 교류를 차근차근 쌓아나가면 몇 년 뒤에는 꽃이 피지 않을까요? (한일 관계가 어려울수록) 포기하면 안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만남을) 계속 전해나가는 것 뿐입니다.] <br /> <br />선조들은 바다에서 적으로 만났지만 400여 년의 세월을 지나 그 후손들은 친구가 됐습니다. <br /> <br />역사를 직시하고 서로를 존중할 때 갈등을 뛰어넘어 진정한 화해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 (중략)<br /><br />YTN 이경아 (hkkim@ytn.co.kr)<br /><br />▶ 기사 원문 : https://www.ytn.co.kr/_ln/0104_202108140449192422<br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social@ytn.co.kr, #2424<br /><br />▣ YTN 데일리모션 채널 구독 : http://goo.gl/oXJWJs<br /><br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