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관도 쫓기듯 아프간 철수…"사이공 함락 방불"<br /><br />[앵커]<br /><br />아프가니스탄 정권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손에 넘어가면서 미국 대사관도 완전 철수 수순에 들어갔습니다.<br /><br />탈레반의 빠른 진격에 쫓기듯 대사관 직원들을 대피시키면서 미국 역사상 최대 굴욕으로 꼽히는 사이공 함락 당시를 방불케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br /><br />워싱턴 이경희 특파원입니다.<br /><br />[기자]<br /><br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 상공에 미군 헬기가 끊임없이 오갑니다.<br /><br />대사관 인력을 공항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대사 등 핵심 인력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던 조 바이든 정부는 예상을 뛰어넘는 급박한 상황 전개에 17일까지 전원 철수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br /><br />기밀자료는 소각하거나 분쇄하고, 탈레반의 선전 도구로 사용될 우려가 있는 대사관 로고, 미국 국기도 처분하라고 지시했습니다.<br /><br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이 모습이 마치, 미국 역사상 최악의 굴욕으로 꼽히는 1975년 베트남 사이공 함락 당시 탈출작전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br /><br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번 사태의 책임은 아프간 정부의 무능력에 있다며 미국이 아프간에 더 남는 건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br /><br /> 우리와 국제사회가 20년 넘게 아프간 군대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그 중에는 탈레반이 갖고 있지 않는, 가장 현대적이고 정교한 장비도 있습니다. 그리나 불행히도 아프간 정부군은 나라를 지키지 못했고 그것이 왜 상황이 이처럼 빨리 전개됐는지 설명해준다고 생각합니다.<br /><br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안전하고 질서있는 감축 공언이 무색하게 쫓기듯 철수하는 상황이 연출되자 철군 결정을 지지하던 미국 국내 여론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br /><br />탈레반의 진격 속도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대피책도 온전히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br /><br />실제 미 국방부는 지난주 금요일까지도 수도 카불은 아직 위협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br /><br />야당인 공화당은 탈레반의 활동이 잦아드는 겨울을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철수 결정을 내린 건 전략적인 실수였다고 지적했습니다.<br /><br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미국의 귀환'을 기치로 내걸고 국제사회에서의 리더십 재건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아프간 철수 이후 상황이 국제사회 여론에서도 미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전망이 나옵니다.<br /><br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br /><b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br /><br />(끝)<br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