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떠난 아프간은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탈레반의 손에 넘어갔습니다.<br /><br />미군 철군 이유는 무엇이고, 중동 아시아 정세는 어떻게 될 지, 외교안보국제부 김민지 차장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br /><br />질문1) 예상보다 빨리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입성을 했어요?<br /><br />=네, 벌써 수도 카불은 물론 아프간 곳곳에 탈레반 국기가 꽂혀있습니다.<br /><br />아프간 정규군 30만 명에 비해 탈레반 군은 7만~8만 명으로 열세지만 주로 농촌 지역을 기반으로 주민들을 포섭했고 무혈 입성한 탈레반을 반기기까지 했는데요.<br /><br />미국은 20년 간 무려 아프간에 1조 달러, 우리 돈 1100조 원을 썼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습니다.<br /><br />한 예로 몇 달째 월급이 밀린 아프간 정규군에게 탈레반 반군이 무기를 줄 테니 넘어오라고 할 정도로 아프간 정부에 대한 신뢰는 떨어진 상황였습니다.<br /><br />질문 2) 이 탈레반의 실체는 도대체 뭔가요?<br /><br />=탈레반은 학생들이란 뜻인데요.<br /><br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잇는 요충지인 아프간에는 이슬람 수니파를 믿는 최대 종족 파슈툰 족이 있는데 이들이 파키스탄의 지원에 힘입어 탈레반을 조직하고 1996년 수도 카불을 점령해 정권을 세운 겁니다.<br /><br />그러나 2001년 미국에 9.11 테러를 일으킨 또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 알 카에다의 지도자를 돕다 전쟁이 일어났습니다.<br /><br />바이든 대통령도 당시엔 전쟁에 찬성했지만 오바마 행정부 때 부통령을 지내며 득 없는 아프간 전쟁에 굉장히 회의적이었고 결국 여러 비난에도 철수를 결심한 걸로 보입니다.<br /><br />질문 3) 우리나라에선 예전 사건도 떠오르는데요, 현재 아프간 상황은 어떻습니까.<br /><br />제가 아프간 현지 공관 상황이 궁금해 직접 취재해왔는데요.<br /><br />현재 탈레반의 검열이 아주 심해 시민들의 휴대전화도 다 들여다 볼 정도라고 합니다.<br /><br />아프간 공관 관계자에 따르면 어제 밤 9시를 전후해 철수하려고 했지만 공습 사이렌이 울려 되돌아오는 등 소란 끝에 무사히 중동의 제3국가로 이동했다고 전해졌습니다.<br /><br />질문 3-1) 탈레반 하면 샘물교회 사건이 떠오르는데요.<br /><br />지난 2007년 아프간으로 선교활동을 갔던 우리 국민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된 사건이죠.<br /><br />탈레반은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며 선교사 등 2명을 살해했습니다.<br /><br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정부가 의료지원단 등을 아프간에 파병했는데, 이것이 탈레반의 심기를 건들였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br /><br />질문 4) 탈레반이 집권하면 여성들이 위험해진다고요?<br /><br />탈레반은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로 여긴다고 합니다.<br /><br />눈까지 덮는 부르카를 착용해야 외출할 수 있는데, 그나마 혼자서는 불가능합니다.<br /><br />오늘 올라온 SNS 사진을 봤는데요. 수도 카불의 한 건물 벽에 그려진 여성모델의 선전물이 지워질 정도로 여성 인권 상황도 우려되고 있습니다.<br /><br />질문 5) 베트남전 때처럼 안타까운 상황이 재현되는 거 아닙니까?<br /><br />기억하시겠지만 베트남 전쟁은 1955년부터 75년까지 무려 20년간이나 계속됐습니다.<br /><br />남북 베트남 사이의 내전이었지만 냉전시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이었죠.<br /><br />결국 외국 군대가 개입하고 캄보디아, 라오스로 전선이 확대되기도 했었습니다.<br /><br />1965년엔 우리 군도 파병했지만, 결국 베트공의 승리였습니다.<br /><br />당시에 미군은 수송기를 타고 베트남을 도망쳐나왔는데, 카불 미 대사관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재현됐고 현재 카불 민간공항은<br />탈레반의 장악으로 탈출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br /><br />질문 5) 아프간 난민들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면서요.<br /><br />최근까지 난민 40만 명이 발생했고<br /><br />이미 수백 만 명의 난민이 있다고 할 정돈데요.<br /><br />그동안 미국 등 동맹국을 도와 생활했던 아프간 사람들이 함께 떠났다는 소식도 들리는만큼 아프간 난민 문제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국제적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있습니다.<br /><br />질문 6) 미국이 포기하고 떠난 아프간, 중국이 손을 댈 수도 있을까요.<br /><br />최근 중국이 파키스탄을 넘어 아프간까지 도로를 깔겠다고 했는데요.<br /><br />사실 탈레반은 중국의 아픈 손가락입니다. <br /><br />신장 위구르족과 같은 종교다보니 그냥 내버려둘 수 없기 때문입니다.<br /><br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미중 전쟁 지렛대로 일부러 아프간을 중국에 넘겼다는 분석도 나옵니다.<br /><br />외세 축출을 위해 20년 동안 총을 든 탈레반이 순식간에 온건 세력이 될 기대는 거의 없는 만큼 국제사회의 감시와 압박이 절실합니다.<br /><br />지금까지 외교안보국제부 김민지 차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