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산중의 모든 것들을 적시던 어느 날.<br />비닐로 직접 만든 우비를 입고, 땀과 빗물로 뒤범벅이 된 얼굴을 연신 닦아내며 산비탈을 누비는 자연인 오세찬(72) 씨.<br />바닥에 떨어진 솔가지와 솔잎은 빗물에 젖어 축축하고 무겁지만,<br />간간이 쓸 한여름 땔감으론 훌륭하다며 지게에 한가득 싣고서야 숨을 돌린다.<br />시간이 흘러 어머니가 돌아가시게 되자,<br />그는 20년 경력의 화물차 일을 정리하고 어머니의 산소를 마련하며 산으로 들어온다.<br />그리고 15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 황량하던 산비탈은 그야말로 그만의 작은 왕국이 되었다는데.<br />집과 샤워실, 건조실, 저장실, 장독대실(?) 등 별채가 수두룩하고,<br />없는 걸 찾는 게 빠를 정도로 수십 가지의 작물이 싱싱하게 자라난다.<br />집터에서 가장 풍경 좋고 양지바른 곳에 부모님 산소까지 모신 자연인.<br />얼핏 그의 꿈은 이뤄진 듯 보이지만, 그에게 남은 마지막 소원이 있다고 하는데...가자! 꿈꾸던 땅으로!<br />자연인 오세찬 씨의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