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 /><br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기억하시죠.<br><br>여행 중 북한에 억류돼 사망했는데 미국 법원이 유족에게 2억 8천만원을 배상하라고 최근 판결했습니다. <br><br>배상금은 북한 동결자금에서 마련한다는데요. <br><br>이 땅에도 국군포로로 탈북해 이제는 아흔 살이 된 한 어르신이 있습니다.<br> <br>북한군에 붙잡혀 청춘을 다 보냈지만 한 푼 배상을 못 받았습니다. <br><br>그것도 우리 법원이 막은 겁니다. <br><br>목숨 걸고 지킨 조국은 왜 미국과는 다른 판결을 내린 걸까요. <br><br>박수유 기자가 국군포로 김성태 어르신을 만났습니다.<br><br>[리포트]<br>열일곱 나이로 군인이 된 순간부터 탈북 후 53년 만의 전역식까지. <br> <br>아흔 살의 노병에겐 빛바랜 사진 속 순간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br> <br>[김성태 / 국군포로] <br>"입대를 일찍 했습니다. 나이 열일곱에. 멋진 옷 입고 모자 쓰고… 패기 넘치는 모습에 반해서." <br> <br>하지만 6·25 전쟁 발발 직후 부상당한 채 북한군에 끌려가 포로수용소에 갇혔습니다.<br> <br>[김성태] <br>"너무 배가 고팠어. 밥은 요만큼씩 주고 목욕도 한 번 못했지.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에 걸려서 죽었단 말이오." <br><br>탈출하려다 붙잡혀 13년간 교도소에 갇혔고, 풀려나서도 탄광에 끌려가 20년 넘게 일했습니다. <br> <br>[김성태] <br>강제 노동까지 50년간 (북한에서) 받은 게 하나도 없단 말이오. 일을 썩어빠지게 해도 차려주는 건 강냉이밥 밖에 없고… <br><br>우여곡절 끝에 탈북에 성공, 51년 만인 2001년 고국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br> <br>2년 전에는 다른 국군포로이 북한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겼다는 소식에 2차 소송단에 참여도 했습니다. <br> <br>하지만 북한이 국내서 거둔 저작권료 20여억 원을 대신 보관 중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측을 상대로 한 추심금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이 나오며 또다시 희망이 꺾였습니다. <br> <br>[김성태] <br>"대학도 못 가고 군대도 못 가고 그저 막노동만 (했는데)… 북한으로 보낼 돈 몇 천 만원 주지 않는 건 야만이지." <br><br>미국 법원이 오토 웜비어의 유족에게 북한 동결 자금을 지급해주라고 판결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br><br>일생을 건 전쟁, 고령의 국군 포로들에겐 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br> <br>[김성태] <br>"(고령이라) 투쟁할 사람도 없단 말이야. 다 불구자이기 때문에. 말하고 싶은데 사람이 없어 정말이지." <br><br>채널A 뉴스 박수유입니다. <br><br>영상취재 이호영 <br>영상편집 이은원<br /><br /><br />박수유 기자 apori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