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 /><br />[앵커]<br>1973년 소양강댐이 만들어지면서 이 일대 수많은 집과 농지가 영원히, 물 밑으로 가라앉게 됩니다.<br> <br> 갑자기 ‘수몰민’이란 이름을 얻고 고향을 잃은 사람들은 지난 세월을 어찌 살았을까요.<br><br>고향을 품던 산은 이제 봉우리만 겨우 보이지만 여전히 추석이면 물 넘고 산 넘어 힘겹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br> <br> 강경모 기자가 만났습니다.<br><br>[기자]<br>사람들을 태운 배가 물살을 가릅니다. <br> <br>배 안엔 벌초할 때 쓰는 예초기가 실려 있습니다. <br> <br>목적지는 소양호 한가운데 있는 조상의 산소. <br> <br>댐 건설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면서 고향을 잃은 수몰민들이 추석을 앞두고 성묫길에 나선 겁니다. <br> <br>[권오억 / 강원 홍천군] <br>이렇게 와야 돼요. 오늘 왔다가 15일에 또 큰 아들하고 손주들 다 와서 또 들어가야 돼요. 예초기 두대 갖고 두 번씩 들어가야 돼요. <br> <br>뱃길로 20여 분을 달려 다시 찾은 고향 선산. <br> <br>길도 없는 숲을 헤치고 들어가니 잡풀이 우거진 곳에 산소가 있습니다. <br> <br>1년 만에 어머니 묘소를 찾은 부부는 무성한 풀을 뽑고 주변 정리를 마친 뒤 고개를 숙입니다. <br> <br>[조돈교 / 강원 춘천시] <br>"수몰되고 우리 어머니 묘소에 52년째 다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실향민이에요. 고향을 바라만 보지 고향 땅을 못 밟는 거야." <br> <br>1966년 소양강댐 건설로 6개 면, 38개 리가 수몰되면서, 4천6백 세대, 2만3천여 명이 정든 고향을 떠났습니다. <br> <br>한국수자원공사는 명절 때마다 수몰민들을 위한 선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br><br>하지만 수몰민들 나이가 점점 많아지고 오는 길이 험하다 보니 매년 찾아오는 성묘객들은 줄고 있습니다. <br> <br>[강선구 / 수몰민 운송 선박 선장] <br>"(운행한 지) 한 10년 돼 갑니다. 아무래도 이장하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서 옛날보다는 많이 줄었습니다." <br> <br>물을 건너고 산을 넘어야 하는 힘든 성묫길이지만 수몰민들은 올해도 조상의 묘를 찾아 지금은 없어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br> <br>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br><br>영상취재: 김민석 <br>영상편집: 김문영<br /><br /><br />강경모 기자 kkm@ichanne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