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 /><br />[앵커]<br>보이스피싱 전화가 걸려올 때, 해외에서 걸어도 국내번호처럼 뜨도록 조작하는 중계기가 쓰입니다. <br> <br>단속을 피해서 개집에 숨겨두기도 하고, 아예 몸에 두르고 돌아다니는 '인간 중계기'까지 등장했습니다.<br> <br>김정근 기자가 보도합니다.<br><br>[기자]<br>경찰관이 지하철역에서 남성 한 명을 붙잡습니다. <br> <br>남성의 여행 가방을 열자 커다란 검정색 기계가 나타납니다.<br><br>경찰이 SUV 차량 트렁크를 열고 종이상자와 포대를 걷어내자, 이번에도 같은 기계가 나타납니다. <br> <br>[현장음] <br>"아이고 몇 개야, 이거." <br><br>보이스피싱 일당이 전화번호 앞자리를 070에서 010으로 바꾸는데 사용하는 번호 조작 중계기들입니다.<br> <br>경찰의 위치 추적 단속이 심해지자, 중계기를 한 곳에 놔두지 않고 계속 이동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br> <br>심지어 중계기를 옷과 가방에 넣고 돌아다니는 '인간 중계기'마저 등장했습니다. <br> <br>숨겨두는 장소도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br> <br>도심에 놔두지 않고, 경기도 양평 일대 한적한 동네의 개집 속에 보관한 경우도 있었고, 풀숲에 묻어뒀다 적발되기도 했습니다.<br> <br>지하철역 물품보관함. <br> <br>경찰이 가방을 꺼내 보니, 휴대전화 수십대가 들어있습니다. <br><br>문자 메시지를 열어보니, 피싱 문자가 나타납니다.<br> <br>국내에서 스마트폰 전원을 켜두면, 보이스피싱 문자가 발송되도록 중국에서 원격 조종하는 겁니다. <br> <br>[현장음] <br>"(이게 무슨 일인지 알고 하시는 거세요?) 모르죠 그건." <br> <br>경찰은 지난 6월부터 석달 동안 중계기 단속을 통해 9천여 대를 적발했습니다. <br> <br>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지 않고, 중계기만 보관해도 공동 사기와 방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br> <br>채널A뉴스 김정근입니다.<br> <br>영상편집: 형새봄<br /><br /><br />김정근 기자 rightroot@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