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 /><br />[앵커]<br>이렇게 추워도 연휴 끝나고 모처럼 열린 인력시장엔 하루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로 새벽부터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br> <br>모자에 장갑, 다섯 겹의 옷을 껴입고 나와도 살을 에는 추위를 떨쳐내기란 쉽지 않았는데요. <br> <br>추위보다 생계가 더 절박한 이들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br> <br>조민기 기자입니다.<br><br>[기자]<br>캄캄한 새벽 서울 남구로역 사거리입니다. <br><br>아직 동트려면 한참 남았지만 두꺼운 패딩에 털모자를 눌러 쓴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30분도 안 돼 골목 한쪽이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룹니다. <br><br>나흘 연휴 뒤 모처럼 열린 인력 시장으로 하루 일감을 얻으려고 노동자들이 대거 몰려든 겁니다. <br> <br>체감 온도는 영하 24.7도, 눈을 뜨고 있는 것조차 시리고 아플 정도입니다. <br> <br>천막에서 바람을 피해 보고 따뜻한 커피를 쥐고 난로에 손을 녹여보지만 역부족입니다. <br> <br>[정수연 / 서울 금천구] <br>"(바람이 살을) 엔다고 하면 말로 표현을 못 하죠. 따끔따끔하죠. 위에 한 5겹 정도 입었어요." <br><br>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해보니 거리는 온통 파란색으로 나타나고 영하 24.1도까지 찍힙니다. <br> <br>오늘 일할 공사장도 혹독한 시베리아나 다름없지만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입장에선 이마저도 절박합니다. <br> <br>[이광춘 / 서울 구로구] <br>"귀도 시리고 손발도 시리고.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어요. 월세라든가 가스 요금이라든가 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br> <br>인부들을 태운 승합차가 하나둘 떠나고 오전 6시 반까지 일감을 못 구한 사람들은 허탈하게 발걸음을 되돌립니다. <br> <br>건설업 일용직 노동자는 58만여 명. <br> <br>고금리에 따른 건설 경기 악화로 새벽 인력시장엔 한파보다 더한 고용 한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br> <br>[일용직 노동자] <br>"(오전) 4시 반부터 나와서 거의 6시 반 됐는데 그냥 있다가 돌아가야 돼. 추워서 집에서도 나오기 싫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 이렇게 나온 거지."<br> <br>맹추위는 연휴 뒤 첫 출근에 나서는 직장인들도 괴롭혔습니다. <br> <br>[김기훈 / 서울 관악구] <br>"버스 타고 왔는데 막 사람들도 추워서 못 탈까 봐 일찍 나와 있고 많이 타기 힘들더라고요. 안에도 꽉 차서." <br><br>[류원경 / 서울 영등포구] <br>"눈물 나는 거 여기 맺힌 게 다 얼더라고요. 이게 마이너스 18도구나." <br> <br>채널A 뉴스 조민기입니다. <br><br>영상취재 : 김찬우 조세권 <br>영상편집 : 차태윤<br /><br /><br />조민기 기자 minki@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