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 걷다보니 위험천만 도로…가려진 '장애인의 눈'<br /><br />[앵커]<br /><br />거리에 있는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들에겐 눈과도 같습니다.<br /><br />이런 점자블록이 없다면 어떨까요.<br /><br />점자블록이 있어도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불편한 곳이 적지 않은데요.<br /><br />특히 겨울엔 미끄러운 길을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br /><br />김예린 기자가 시각장애인의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br /><br />[기자]<br /><br /> "인도가 넓으면 뭐해. 어디가 어딘지를 모르게 해놨는데…"<br /><br />폭이 넓어 오가는 사람이 많은 서울 강서구의 한 인도입니다.<br /><br />인근에 안마원이 있어 많은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출퇴근길이기도 합니다.<br /><br />인도를 가로지르는 자전거 도로도 있지만, 정작 시각장애인을 위한 길은 없습니다.<br /><br />점자블록 하나 없는 보도 한가운데에서 시각장애인들은 어딜 향해야 할지 헤맵니다.<br /><br />걷다보니 무심코 자전거 도로로 들어서고.<br /><br />인도 한가운데 덩그러니 있는 장애물에 부딪히기도 합니다.<br /><br /> "점자블록이 없으니까 일단 직선으로 보도를 쭉 걸었으면 좋겠는데 우왕좌왕하게 되는 일이…(인도가) 넓으니까 더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어디로 가야될지 이런게 좀 헷갈리고."<br /><br />점자블록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이 잦은 거리지만, 2년이 넘도록 그대로입니다.<br /><br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점자블록도 도심 곳곳 눈에 띕니다.<br /><br />블록이 차도 가까이 설치된 데다 주변에 세워진 자전거가 불편해 일부러 블록이 없는 곳으로 돌아가게 됩니다.<br /><br />점자블록을 믿고 길을 건넜는데, 맞은편엔 블록이 없어 당황하기도 합니다.<br /><br />들려오는 횡단보도 안내음을 따라 향했다가 자칫하면 장애물에 부딪힐 뻔했습니다.<br /><br /> "이거 피해야 되잖아요. 소리만 듣고 여기로 가기에는 여기 블록이 없으니까. 제가 뭐 있다고 인지를 해야 오른쪽으로 가든 왼쪽으로 가든 할 텐데."<br /><br />평소에도 울퉁불퉁한 보도와 점자블록을 구분하기도 쉽지 않은데, 추운 겨울날 길이 얼 때면 더욱 걱정입니다.<br /><br /> "지팡이하고 발로 점자블록이나 바닥을 느끼면서 가야 되는데 눈이 오거나 얼게 되면 감지하기가 너무 힘들고 지팡이가 언 바닥에서 미끄러지기가 쉽거든요."<br /><br />눈이 되어줘야 할 점자블록에도 의지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은 여전히 위험한 외출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br /><br />연합뉴스TV 김예린입니다. (yey@yna.co.kr)<br /><br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보행권<br /><b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br /><br />(끝)<br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