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쌍둥이가 포대기에 꼭 싸인 채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br /><br />자세히 보면, 전문 스튜디오가 아니라 돌계단에 이불을 깔고 비스듬히 기대고 있네요.<br /><br />젊은 어머니의 등에 기대어 아기는 햇살을 받으며 잠이 들었습니다.<br /><br />이 아이들이 잘 자랐다면 지금은 60대 중반쯤 되었을 겁니다.<br /><br />1950년대에 부산에서 찍힌 사진들입니다.<br /><br />놀랍게도 한국인이 아닌 호주인 선교사 가족이 찍은 풍경들인데요.<br /><br />부산 일신기독병원을 설립한 '매 씨' 가족입니다.<br /><br />1910년 부산을 밟은 아버지 '매켄지' 씨가 한국식 이름인 '매견시'로 개명했고, 이후 결혼해 얻은 두 딸도 매혜영, 매혜란이라는 한국 이름으로 살았습니다.<br /><br />의사와 간호사로 성장한 매 씨 자매는 부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의료봉사를 펼치며 한국 근현대 생활상을 담은 사진 9천여 장을 남겼습니다.<br /><br />특히 여성과 아이들의 사진이 많은데요.<br /><br />매 씨 자매가 전쟁통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여성과 아이들을 주로 치료해주었기 때문입니다.<br /><br />자매의 눈에 비친 한국 여성은 전쟁 속에서도 억센 생활력으로 가족을 지켰고 아이들은 티 없는 순수함으로 이 땅에 여전히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br /><br />자매는 1970년대 후반 호주로 돌아가기 전까지 늘 가난한 이들 곁에 머물렀고, 어려운 이웃부터 치료해달라며 돈을 모아 일신기독병원에 남기기도 했습니다.<br /><br />2010년, 호주에서 자매의 유품을 정리하던 가족이 우연히 9천 장의 슬라이드 필름을 발견해 병원 측에 전달했는데요.<br /><br />지난 5년 동안 소중하게 복원된 사진 가운데 2천 장이 '호주 매씨 가족의 한국 소풍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전시됩니다.<br /><br />수원 경기대박물관에서 오는 7일부터 열 달 동안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br /><br />나연수[ysna@ytn.co.kr]<br /><br />▶ 기사 원문 : http://www.ytn.co.kr/_ln/0106_201609051801501298<br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8585@ytn.co.kr, #2424<br /><br />▣ YTN 유튜브 채널 구독 : http://goo.gl/Ytb5SZ<br /><br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