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장어'라는 별명을 가진 유력한 대권 후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한 몸 불살라서 노력할 용의가 있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br /><br />그는 영어수재였습니다. 고 3 때 미국을 방문해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 외교관의 꿈을 키웠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에 차석으로 합격해 외교관이 되었습니다. <br /><br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요직을 맡았고,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연임하면서 10년 동안 유엔을 이끌었죠. <br /><br />반 전 총장은 기후변화협정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외신들은 '어디에도 없는 사람(nowhere man)', '투명인간(invisible man)'이라고 혹평했습니다. <br /><br />남수단 평화유지활동에 참여하는 일본 자위대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인터뷰한 내용은 논란이 됐고,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합의를 축하하며, 올바른 용단을 내린 데 대해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br /><br />유력한 대권주자인 만큼 그간 발언과 행적도 검증대에 올라 있습니다. 반 전 총장은 위안부 합의를 지지하고 새마을운동을 칭송했었지만, 탄핵 이후 "국민은 국가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배신 당했다고 생각한다"며 박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br /><br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총장 당선을 도왔지만, 정작 서거 때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br /><br />1985년 하버드 유학 시절, 미국에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전두환 정권에 보고했던 사실이 외교문서를 통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죠. 그는 300여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에는 침묵했습니다. <br /><br />대통령 출마 자격도 논란거리입니다. 헌법과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해야 피선거권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유엔총회 결의 11호는 총장 퇴임 직후 정부직 맡는 것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br /><br />내일(12일) 귀국하는 반기문 총장, 본격적인 검증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준비, 되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