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n번방 '로리대장태범' 법정 최고형<br /><br />[앵커]<br /><br />최근 우리 사회에선 디지털성범죄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요.<br /><br />안타깝게도 초등생이나 중학생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고, 놀랍게도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범죄에 빠져들고 있습니다.<br /><br />그동안 솜방망이 처벌이 디지털성범죄를 단절시키지 못하는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지적돼 왔는데요.<br /><br />오늘 법원이 이런 범죄에 대해 법정최고형의 철퇴를 내렸습니다.<br /><br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br /><br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br /><br />이상현 기자.<br /><br />[기자]<br /><br />네 조금 전 이곳 춘천지방법원에서 이른바 제2의 n번방을 운영해온 닉네임 로리대장태범, 19살 배 모 군과 공범인 슬픈고양이, 20살 류 모 씨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열렸습니다.<br /><br />이들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중학생 등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는데요.<br /><br />1심 재판부는 배 군에게 징역 장기 10년에 단기 5년, 류 씨에게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br /><br />또 범죄를 주도한 배 군의 성범죄 재범 가능성을 고려해 10년 동안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그러니까 전자발찌 부착명령도 추가했습니다.<br /><br />배 군에게는 소년법상 법정 최고형이 선고된 건데요.<br /><br />재판부는 배 군이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죄를 주도했을 뿐 아니라 피해자의 고통을 즐기는 듯한 모습마저 보이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는데요.<br /><br />그러면서 이들이 저지른 범행은 심각하고 지속적인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며 양형 사유를 밝혔습니다.<br /><br />배 군의 변호인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가족들과 상의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br /><br />배 군이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될 경우 최소 5년 동안 징역살이를 하게 되며 향후 교정당국의 평가에 따라 10년을 채우기 전에 조기 출소도 가능합니다.<br /><br />[앵커]<br /><br />그렇군요.<br /><br />앞선 사례와 비교해 봤을때 이들의 형량이 매우 높아졌다고 볼 수 있는데 이유가 있나요?<br /><br />[기자]<br /><br />네 그동안의 판례를 보면 확실히 이번 처벌 수위가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br /><br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금까지 디지털 성범죄로 기소된 피고인 가운데 70% 이상이 벌금형을 받았습니다.<br /><br />징역형을 선고받은 비율은 5%대에 불과했는데요.<br /><br />앞서 이곳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린 n번방 두 번째 운영자, 닉네임 켈리 32살 신 모 씨에 대한 처벌도 징역 1년에 그쳤습니다.<br /><br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디지털 성범죄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었는데요.<br /><br />이에 정부와 각 부처가 합동으로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을 발표했고 검찰과 법원도 대폭 강화된 양형기준을 마련하고 나섰습니다.<br /><br />실제 배 군 등에 대한 1심 재판도 이미 끝났어야 했는데, 재판 도중에 검찰에서 공소사실과 죄명을 추가하면서 일정이 한 차례 연기되기도 했는데요.<br /><br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재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br /><br />[앵커]<br /><br />이들이 어떻게 하다가 이 같은 처벌까지 받게 됐는지 범죄 사실을 다시 한 번 짚어주시죠.<br /><br />[기자]<br /><br />네, 로리대장태범, 배 군의 일당은 모두 5명입니다.<br /><br />오늘 재판은 2명이 받았지만 나머지 일당도 모두 구속돼 각자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br /><br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인 이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로 프로젝트n이라는 명칭으로 텔레그램 상에서 만났습니다.<br /><br />이들은 SNS에 고액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등의 게시글로 피해자들을 속여 피싱 사이트로 유인했습니다.<br /><br />이후 SNS를 해킹해 이들이 비공개로 게시한 사진 등을 유포하겠다는 협박하며 성착취 동영상 촬영을 지시했습니다.<br /><br />이렇게 당한 피해자는 여중생 등 모두 3명인데요.<br /><br />이들을 협박해 모두 70여 개의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배포했습니다.<br /><br />경찰은 이들이 성 착취물을 직접 제작해 유포한 만큼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로, 이미 구속돼 신상이 공개된 박사 조주빈과 함께 텔레그램 성범죄의 양대 축으로 봤습니다.<br /><br />이들은 검거 당시 경찰에 안 들키게 했는데 어떻게 알았냐고 되물을 만큼 당당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br /><br />[앵커]<br /><br />이번 사건도 그렇고 디지털 성범죄 피의자들을 보면 유독 10대와 20대의 비율이 높은데 이유가 있을까요?<br /><br />[기자]<br /><br />네 그렇습니다.<br /><br />경찰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최근 디지털 성범죄에 연루된 피의자 660여 명 가운데 20대의 비율이 41%로 가장 높고 10대가 33%로 그 다음입니다.<br /><br />이처럼 피의자 가운데 74%가 10대와 20대인데요.<br /><br />저도 이 부분을 두고 경찰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접근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습니다.<br /><br />현재 10대와 20대들이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또 SNS를 통해 여러 가지 문화를 접하면서 쉽게 범죄에 빠질 수 있게 됐다는 겁니다.<br /><br />또 단순히 사진과 영상을 촬영해 이를 퍼나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돈을 벌수 있어 범죄 사실을 알면서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게게 이 분야 베테랑 경찰의 설명입니다.<br /><br />더욱이 텔레그램 같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곳에서는 더욱더 잔인하고 대범한 수법으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겁니다.<br /><br />제작을 하지 않더라도 구입한 영상물을 복사해서 쉽게 되팔 수 있다는 점도 이들을 범죄에 빠지게 하는 요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br /><br />[앵커]<br /><br />네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게 신상 공개입니다.<br /><br />경찰이 배 군을 텔레그램 성범죄의 양대 축으로 볼 만큼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는데,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br /><br />이유가 뭡니까?<br /><br />[기자]<br /><br />네 지역에서도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배 군에 대한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는데요.<br /><br />이유는 간단합니다.<br /><br />배 군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입니다.<br /><br />앞서 n번방 관련 수사를 맡고 있는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미성년자는 신상공개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br /><br />피의자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는 전적으로 지방경찰청이 판단하는데요.<br /><br />현재는 경찰의 지침이 미성년자의 신상은 공개되지 않는다라고 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br /><br />미성년자의 경우 장래가 있는 만큼 잘못을 뉘우치고 행동을 고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인데요.<br /><br />일각에선 반론도 만만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