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가' 비건 뒤안길로…'빅딜'은 끝나지 않았다?<br /><br />[앵커]<br /><br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4박 5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br /><br />정부는 비건 부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핵심 고리인 트럼프 행정부와의 비핵화협상 공조 과정을 복기하고, '바이든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데요.<br /><br />향후 북핵협상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외교 당국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서혜림 기자가 전합니다.<br /><br />[기자]<br /><br />비건 부장관의 이번 고별 방한에서도 '닭한마리'는 빠지지 않았습니다.<br /><br />닭한마리는 비건 부장관의 '소울푸드'로 알려져 있죠.<br /><br />그런만큼 외교부는 비건 부장관의 단골 식당을 예약해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감사를 표했습니다.<br /><br />지난 2년여 대북특별대표직을 수행하며 비핵화라는 복잡한 과제를 안고 매번 한국을 찾았던 만큼 답답한 속을 달래주는 따뜻한 국물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br /><br /> "우리는 큰 성공의 순간, 돌파구 직전이라고 생각해 기뻐했던 순간을 함께 했고, 우리가 이룬 것들이 눈 앞에서 어그러지는 것처럼 보이는 좌절의 순간도 함께 했습니다."<br /><br />실제 비핵화를 위한 북미협상의 길은 험난했습니다.<br /><br />2018년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뒤,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이듬해 하노이 회담은 '노딜'로 끝나고 말았습니다.<br /><br />또 그 뒤 이뤄진 협상에서 역시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했고, 북미 대화는 멈춰선 상태 그대로 입니다.<br /><br />그리고 이제, 다음 달이면 공은 차기 바이든 행정부로 넘어갑니다.<br /><br />그렇다면 새 행정부는 어떤 대북전략을 구사하게 될까요.<br /><br />일단 원칙은 분명해 보입니다.<br /><br />무력이 아닌 외교적 수단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겁니다.<br /><br />바이든 당선인은 로이드 오스틴 전 사령관을 국방장관으로 내정하면서 미국의 한 시사지에 글을 기고했는데요.<br /><br />힘과 무력을 앞세우는 대신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외교적 해법에 방점을 두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br /><br />나아가 전문가들은 '이란 핵합의 모델'에 주목합니다.<br /><br />이란 핵합의는 2015년 7월 오바마 정부의 주도로 타결된 합의인데요.<br /><br />이란의 핵무기 개발 억제와 국제사찰을 약속받는 대신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죠.<br /><br />미 국무장관 후보로 지명된 토니 블링컨이 이 협상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고, 블링컨 후보자 역시 북한과의 핵 협상에서 최선의 모델은 이란이라는 입장을 밝힌 적도 있습니다.<br /><br />이런 가운데 미국 언론은 바이든팀의 외교 첫 시험대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br /><br />워싱턴포스트의 9일 보도였죠.<br /><br />신문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가능성을 전망하면서 그렇게 될 경우 바이든팀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적 방식이 이룬 것이 아무것도 없단 점을 깨닫게 될 거라고 전했습니다.<br /><br />따라서, 우리 정부의 목표는 분명해 보입니다.<br /><br />북한의 도발을 억제해 외교적 공간을 최대한 열어두는 겁니다.<br /><br />특히 미측이 대북특별대표를 조기에 임명하는 것,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공식 메시지로 발신하는 것 등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br /><br />한국을 떠나기 전 비건 부장관은 마지막 메시지를 내놨습니다.<br /><br />무엇보다 외교적 수단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br /><br /> "진전에는 실패했지만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잠재력은 여전히 온전하게 살아있습니다. 전쟁은 끝났습니다. 분쟁의 시간은 종결됐고, 평화의 시간이 도래했습니다. 우리가 성공하려면 미국과 한국, 북한이 함께 일해야 합니다."<br /><br />미국의 정권교체로 북핵 협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br /><br />꽉 막힌 대화에 돌파구를 열 해법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br /><br />연합뉴스TV 서혜림입니다. (hrseo@yna.co.kr)<br /><b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br /><br />(끝)<br /><b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