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고 물 건너…산골만 찾아다니는 왕진의사<br /><br />[앵커]<br /><br />가까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면 되는 간단한 일도 산골 마을 주민들에게는 여간 힘들고 번거로운 게 아닐 겁니다.<br /><br />환자들을 위해 등산화를 신고 매일같이 오지마을을 찾는 왕진의사가 있어 화제인데요.<br /><br />이상현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br /><br />[기자]<br /><br />왕진 경력 20년 차 베테랑 양창모 원장이 서둘러 배에 오릅니다.<br /><br />30분을 달려 도착한 마을, 익숙한 발걸음으로 환자의 집을 찾아갑니다.<br /><br />커다란 왕진가방을 열어 기초 검사를 하고 천천히 대화를 하며 환자의 상태를 확인합니다.<br /><br />병원이 많은 도시에선 언제든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산골 오지 마을에서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br /><br /> "병원에 가면 사람들이 많고 하니까 짧잖아요. 대화하는 시간도 그렇고. 여기에 오시면 하나하나 다 세밀하게 해주시거든요. 그래서 매일 기다리게 돼요."<br /><br />양 원장은 20여 년 전 지인 부탁에 장애인의 집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왕진을 시작했습니다.<br /><br />10년 간 의원에서 일을 하다 그만둔 지난해부터 방문진료센터장을 맡아 본격적으로 오지의 환자들과 만나고 있습니다.<br /><br />한국수자원공사의 도움으로 왕진만 전담으로 하며 간호사와 코디네이터로 구성된 팀도 꾸릴 수 있었습니다.<br /><br /> "실제로 환자분들을 만나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제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었죠."<br /><br />벌써 800회 가까운 왕진을 했지만 간단한 진료조차 받지 못하는 환자를 보는 건 쉽게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br /><br />강원지역에는 치료를 받으면 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해 숨지는 경우가 인구 10만 명 당 80.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습니다.<br /><br />하지만 왕진을 전담으로 하는 의사는 양 원장이 유일합니다.<br /><br />정부가 지난 2019년 진료비 등을 지원하는 왕진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나섰지만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참여율은 저조기만 합니다.<br /><br />자신이 흘리는 땀을 계기로 공공의료 서비스가 더욱 개선돼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는 게 양 원장의 꿈입니다.<br /><br /> "두 달에 한 번이라도 어르신들한테 필요한 진료하고 처방전을 발급해 줄 수 있도록 마을 진료소를 연다면 시골에 계신 어르신들의 고통이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br /><br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br /><b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br /><br />(끝)<br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