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 아이들 학대 기록…선감역사박물관 재개관<br /><br />[앵커]<br /><br />거리의 아이들을 교화시킨다는 목적으로 수천명의 아동들이 강제노역과 폭행에 시달린 '선감학원'이라는 곳이 있었습니다.<br /><br />당시 기록을 수집중인 역사박물관이 최근 재개관했는데요.<br /><br />아픈 역사의 목소리를 정다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br /><br />[기자]<br /><br />일본 교관들 사이 빼곡히 서 있는 빡빡머리 아이들.<br /><br />같은 옷을 입고, 고개를 숙인 소년들의 얼굴엔 두려움이 가득합니다.<br /><br />강제수용소 '선감학원'의 기록을 담고 있는 선감역사박물관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br /><br />남루한 컨테이너에서 선감학원 옛터로 자리를 옮기면서, '부랑아 교화'라는 명목으로 자행된 폭력의 역사는 더욱 선명해졌습니다.<br /><br />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잡아다가 이곳에 수용을 시켰죠. 미 군정기를 거쳐 1950년대~70년대 말까지 운영되다가 1982년에 정식으로 폐쇄됐습니다."<br /><br />외딴 섬, 대부도로 끌려온 아이들을 기다리는 건 매질이었습니다.<br /><br /> "맨날 단체기합 받는 거죠. 엎드려 뻗쳐하고 곡괭이로 맞는 거죠."<br /><br />탈출을 시도하다 목숨을 잃는 경우도 부지기수였습니다.<br /><br /> "들어온 지 며칠 안 된 애들이 이제 무서우니까 가는 거야. 가다가 갯벌 같은 데 빠져 죽고, 거의 죽은 애들이 많죠."<br /><br />주검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친구들 손에 묻혔습니다.<br /><br />표지판 하나 없이, 무성한 잡초가 솟은 묘지엔 누군가 두고 간 조화 한 송이가 억울한 넋들을 위로하고 있었습니다.<br /><br />아픈 역사는 아직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br /><br /> "피해자라고 드러낸 사람은 200명이 채 안 됩니다. 어떻게 운영되다가 어떻게 나갔는지, 또 얼마나 죽었는지를 알 수가 없어요."<br /><br />피해생존자 신고를 받고 있는 선감역사박물관은 한 명 한 명의 목소리가 귀중한 역사적 자료가 된다며 용기를 내달라 부탁했습니다.<br /><br />연합뉴스TV 정다예입니다. (yeye@yna.co.kr)<br /><b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br /><br />(끝)<br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