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덕후'들을 위하여…다큐멘터리 '성덕'<br /><br />[앵커]<br /><br />3년 전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한 성범죄 사건 기억하실텐데요.<br /><br />가수 정준영 등이 처벌 받으면서 팬들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br /><br />이런 팬들의 마음을 대변한 다큐멘터리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br /><br />박효정 기자가 감독을 만났습니다.<br /><br />[기자]<br /><br />가수 정준영의 눈에 띄기 위해 한복을 입고 팬 사인회에 가던 10대 청소년.<br /><br />가수가 기억하는 팬, 이른바 '성공한 덕후'가 됐지만 나의 우상은 파렴치한 성범죄 사건의 주범으로 쇠고랑을 찹니다.<br /><br />"어느 날 오빠가 범죄자가 됐다. 나는 실패한 덕후가 됐다."<br /><br />오세연 감독은 단톡방 성범죄 사건으로 충격과 상실, 죄책감까지 느끼다 다큐멘터리 '성덕'을 만들었습니다.<br /><br />승리, 강인 등을 좋아했던 친구들과 비슷한 경험을 나누고, 애지중지 모은 굿즈를 놓고 장례식을 치르는 장면은 웃기면서도 어딘가 짠합니다.<br /><br /> "저도 몰랐던 슬픔을 발견하고 허탈한 느낌, 지난 세월이 다 사라진것 같은 기분도 들고 그런 감정 변화를 따라 영화를 찍었고."<br /><br />천문학적으로 규모가 커진 스타 산업. 결국 이를 떠받치는건 팬들이지만, '빠순이'라 불리며 무시당하는 모순도 꼬집습니다.<br /><br /> "팬들이 복합적인 고민들 속에서 덕질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납작한 (단순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br /><br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후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정식 개봉을 앞뒀습니다.<br /><br /> "'사실 저도 누구의 팬이었습니다.'라고 말씀을 시작하더라고요. 영화를 감상하는걸 넘어 공동의 체험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br /><br />괴로운 마음에 영화를 만들었다는 99년생 감독.<br /><br />그래도 누군가를 좋아한 경험은 귀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br /><br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bako@yna.co.kr)<br /><br />#오세연 #다큐멘터리<br /><b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br /><br />(끝)<br /><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