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 /> “Head down(머리 숙여).” <br /> <br /> 승무원들의 큰 목소리가 기내를 가득 채웠다. 필리핀 시간으로 24일 자정 무렵이었다. 정적을 깨는 소리에 깜짝 놀란 승객도 있었다. 위급 상황에서 최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건 승무원 교육 과정 중 하나다. 126명의 승객은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가슴팍에 붙여 비상 착륙에 대비했다. 앞선 두 차례 시도에선 폭우 등으로 착륙에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 접근(Missed Approach)했다. 이날 공항 인근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세차게 내렸다. <br /> <br /> 세 번째 착륙 시도에선 바퀴가 활주로에 부드럽게 닿았다. 충격이 예상보다 작았기에 기내에선 박수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기체가 미끄러지듯 활주로를 나아갔다. 곧이어 “쾅” 하는 굉음과 함께 기체에 큰 충격이 가해졌다. 기내를 뒤흔드는 충격은 5초 정도 이어졌다. 속도를 줄이지 못한 기체는 활주로 끝 구조물을 들이받고 나서야 멈춰섰다. <br /> <br /> 충격과 함께 기내에 전기가 끊겼다. 매캐한 냄새도 피어올랐다. 활주로를 벗어난 기체는 공항 철조망 근처에서 멈춰섰다. 활주로에서 300m 정도를 벗어났다.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면 인근 민가로 돌진할 수 있는 있을 정도로 아찔한 순간이 이어졌다. <br /> <br /> 기내에선 다급한 상황이 이어졌다. 승무원들은 우선 기내에 화재가 발생한 곳이 없는지 살폈다. 이후 비상용 슬라이드를 내린 후 비상탈출을 시도했다. 탈출에 성공한 승객들은 혹시 모를 폭발에 대비해 기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대기했다. 마지막으로 기장이 기내에 남아있을지 모를 승객을 확인한 뒤 탈출했다. 황급히 빠져나온 승객들은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해 대기했다. <br /> <br /> 25일 중앙일보가 항공 업계 관계자,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목격자 경험담 등을 바탕으로 지난 23일 밤 필리핀 막탄 세부국제공항에서 발생...<br /><br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12019?cloc=dailymotion</a>
